엔터테인먼트
2019년 10월 16일 15시 08분 KST

"첫 무대 센터가 갑자기 바뀌었다" '프로듀스X101' 출연자들이 폭로에 나섰다

'PD수첩'이 '프로듀스101' 시리즈를 둘러싼 논란을 파헤쳤다.

‘PD픽‘은 존재했고 경연곡은 미리 유출됐으며 첫 무대 센터는 제작진 의사대로 바뀌었다. 모두 Mnet ‘프로듀스101’ 시리즈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MBC
PD수첩 예고편

지난 16일 방송된 MBC ‘PD수첩’은 Mnet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조작 의혹을 다뤘다. 의혹은 7494.44라는 숫자로부터 시작됐다. 지난 7월 종영한 ‘프로듀스X101’에서 1위부터 20위까지 연습생들의 최종 득표수가 일정한 득표 차(7494.44의 배수)로 반복되면서 시청자들은 투표 조작 가능성을 제기했다. Mnet은 ”확인 결과 X를 포함한 최종 순위는 이상이 없었으나 방송으로 발표된 개별 최종득표수를 집계 및 전달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음을 발견하게 됐다”라면서도 조작 의혹은 시인하지 않았다. 이후 경찰은 의혹과 관련해 수사에 돌입했고 ‘프로듀스X101’ 뿐만 아니라 이전 시즌과 ‘아이돌 학교’에서도 조작 정황이 있음을 확인했다. 

그로부터 세 달이 흐른 지난 16일 ‘프로듀스101’ 시리즈 출연자들과 촬영 스태프, 기획사 관계자들이 의혹과 관련해 마침내 입을 열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CJ ENM 측은 ‘PD수첩’ 제작진의 문의에 ”수사 중인 사건”이라며 자세한 답변을 거부했다. 아래는 이날 방송에서 쏟아져나온 충격적인 증언들. 

1. 갑작스러운 센터 변경

그간 ‘프로듀스101’ 시리즈의 첫 무대 센터는 모두 연습생들의 투표를 통해 결정됐다. 그 규칙은 ’프로듀스X101’ 촬영 도중 변경됐다. 갑자기 시청자 투표를 통해 센터를 선정하게 된 것이다. 

’프로듀스X101’ 출연자 C씨는 ”센터 선발하는 것 자체가 원래 연습생들이 뽑는 거였다”라며 ”갑자기 (규칙을) 바꿔서 ㅇㅇㅇ 연습생이 센터가 된 거고 원래 다른 회사 연습생이 센터로 뽑혀있었다”라고 폭로했다. 그는 이어 ”(제작진이) 갑자기 투표 방식을 변경하겠다고 얘기했다”라면서 ” (원래 센터였던) 친구도 충격이었고 저희도 이거는 갖고 노는 것도 아니고(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한탄했다. 

‘프로듀스X101’ 첫 무대 센터는 DSP 미디어 연습생이자 현 엑스원(X1) 멤버인 손동표였다. 

 2. 출연 분량 논란

‘프로듀스X101’ 출연자 B씨는 경연곡 파트가 작곡가 의지 대신 제작진의 의지로 분배됐다고 증언했다. 그는 녹음 과정에서 ‘프로듀스101’ 시리즈 연출을 맡은 안준영 PD가 작곡가를 데려가 한 시간 동안 대화를 나눈 일도 있었다고 폭로했다. 

제작에 참여한 스태프들은 ”누구 집중적으로 찍어라. 어떤 모습으로 찍어라”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털어놓는가 하면 ”얘 분량 좀 늘리자, 얘 분량 좀 줄이자”라는 얘기를 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제작진이 의도적으로 특정 연습생의 분량을 줄였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번 시즌 출연자 E씨는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춤만 추고 그런 애들인데 그대로 쓰러져서 이마 박아서 피 나고 병원 갔다. 그런데 제작진이 저희한테 ‘(쓰러졌다는 거) 절대 말하면 안 된다’라고 했다”라면서 ”쓰러진 애들 진짜 많다. 무조건 두 명씩 쓰러진다”라고 증언했다. 

그는 이어 아침 기상 당시 제작진이 ”오만 성질을 내면서” 연습생들을 깨우곤 했다며 ”한 연습생이 ‘왜 이렇게 성질을 내시느냐. 일어나고 있다‘고 하니 (제작진이) ‘지금 우리한테 화내는 거냐’고 했다. (그 후로 그 연습생은) 방송에 거의 안 나왔다”라고 주장했다. 

3. 제작진과 기획사 간 ‘짬짜미’

MBC
스타쉽엔터테인먼트

‘프로듀스X101’ 연습생들 사이에서는 ”스타쉽듀스”라는 말이 돌았다고 한다.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소속 연습생들의 출연 분량이 압도적으로 많았기 때문이다. 그 뒤에는 기획사와 제작진 간의 짬짜미가 있었다는 정황이 나왔다. 

한 출연자는 ”어떤 친구가 경연곡을 미리 유포했다”라며 ”추궁해서 물어봤더니 자기 안무 선생님이 알려주셨다고 했다”라고 밝혔다. 스타쉽 연습생들이 미리 경연곡을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 출연자는 스타쉽 연습생들이 경연 전부터 연습을 해왔다면서 ”걔네 입장에서는 회사에서 압박이 심했다더라. ‘지금 인기가 있는 게 우리가 너희 뒤에서 다 해준 거니까 건방 떨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라고도 주장했다. 이에 대해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측은 ”수사 중인 사건이기 때문에 별도로 드릴 말씀은 없다”라며 답변을 거부했다. 

스타쉽엔터테인먼트는 ‘프로듀스101’ 전 시즌에 연습생을 내보내 시즌 2를 제외하고는 데뷔조에 최소 한 명의 연습생을 합류시킨 바 있다. 스타쉽은 시즌4인 ‘프로듀스X101’를 통해 총 두 명(송형준, 강민희)을 데뷔시키며 ‘프로듀스101’ 시리즈로 가장 많은 수혜를 입은 기획사로 떠올랐다. 

데뷔조에 소속사 당 할당량이 있었다는 폭로도 나왔다. 한 출연자는 울림엔터테인먼트 소속 연습생으로부터 ”(소속사) 팀장님께서 어차피 나는 안 될 거라고 얘기하셨어. 울림에서는 한 명만 데뷔시킬 거라고 얘기했다”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프로듀스X101’ 데뷔조에 오른 울림엔터테인먼트 소속 연습생은 차준호 한 명이다. 

또 과거 CJ ENM 오디션에 참가했던 연습생은 ”그 당시 CJ에 있었던 한 PD가 그때 (MBK) 대표를 만났는데 ‘MBK 두 명 넣어주기로 해놓고 한 명 넣어줬다’면서 욕을 했다”라고 주장했다. 

4. 투표 집계 과정?

MBC
'PD수첩'

‘프로듀스X101’ 생방송 당시 국민프로듀서 대표인 배우 이동욱은 ”생방송 문자 투표 한 건이 7표로 집계된다”라며 문자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그러나 ‘PD수첩’ 취재 결과 생방송 중 부조정실에는 투표수를 계산하는 PD가 없었다고 한다. 한 스태프는 문자투표 담당 PD가 부조정실이 아닌 다른 장소에서 투표수를 문자로 보내주면 그걸 그대로 자막으로 쳐서 방송으로 내보냈다고 증언했다.

 

경찰은 ‘프로듀스X101’ 뿐만 아니라 이전 시즌과 ‘아이돌 학교‘까지 수사 대상을 확대해 조사에 힘을 쏟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16일 ”‘프로듀스X101’ PD들과 관련 기획사 관계자들을 조사 중”이라며 담당 PD들의 계좌 분석을 통해 금품거래 여부를 수사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프로듀스X101’를 통해 결성된 엑스원은 지난 8월 27일 데뷔했으며 앞으로 5년간 활동할 예정이다. 

 

김태우 에디터: taewoo.kim@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