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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5월 29일 02시 56분 KST | 업데이트됨 2014년 05월 29일 03시 29분 KST

삼성, 반올림과 백혈병 문제 교섭 재개

연합뉴스
28일 서울 건설회관에서 열린 삼성 직업병 피해 노동자들의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에 삼성전자 측(왼쪽)과 반올림 측 관계자들이 착석해 있다.

본교섭 중단된지 5개월만에 재개

갈등 빚던 ‘반올림’ 교섭주체 인정

사과·보상·재발방지책 논의키로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반올림)과 삼성전자가 교섭 중단 다섯달 만인 28일 다시 마주 앉았다. 양쪽이 ‘직접 교섭’에 합의해 제3의 중재기구 등 ‘교섭 주체’를 둘러싼 갈등은 일단 해소됐다. 삼성 쪽은 고소·고발을 취하하기로 했다. 교섭 재개의 가장 큰 걸림돌이 해소돼 앞으로 삼성전자 쪽이 내놓을 사과, 보상, 재발 방지 대책 내용에 따라 협상의 성패가 갈릴 전망이다.

양쪽은 이날 오후 3시께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 3층 소회의실에서 만나 2시간여 동안 2차 본교섭을 벌여 △사과, 보상, 재발 방지 등 3가지 의제와 관련한 성실한 대화 △고소·고발 취하 △이른 시일 안에 3차 교섭 재개 등에 합의했다. 이인용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장(사장)은 교섭 뒤 “반올림이 양쪽 대화가 우선이라고 해, 그러면 양쪽이 대화를 해나가다가 벽에 부딪히면 중재 조정기구를 만드는 것을 논의하자고 얘기가 됐다”며 “협상 진전을 위해 신뢰 회복이 중요하기에 고소 문제를 이른 시일 안에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반올림 쪽 공유정옥 활동가도 “교섭의 큰 방향을 논의했고 다음 교섭부터는 사과, 보상, 재발 방지 대책이라는 3가지 의제와 관련해 양쪽이 안을 가지고 와 논의하기로 했다”며 “삼성전자 쪽이 요구안에 대한 성실하고 내실 있는 답변을 가져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양쪽이 ‘직접 교섭’에 합의한 게 이번 교섭의 최대 성과로 평가된다. 반올림과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18일 열린 본교섭 결렬 원인이 된 ‘교섭 주체’ 문제를 두고 평행선을 달려왔다. 2007년 백혈병으로 숨진 황유미씨의 아버지 황상기씨의 문제 제기 뒤 삼성반도체 직업병 피해자와 가족, 활동가들이 모여 만든 반올림은 제대로 된 재발 방지 대책 등을 마련하려면 개인이 아닌 반올림이 교섭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삼성전자는 반올림이 아닌 피해 당사자나 가족들과의 직접 대화를 요구해왔다. 그러다 지난 14일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가 ‘사과’와 함께 ‘제3의 중재기구를 통한 대화’를 제안했다. 삼성의 공개사과가 이번 교섭 재개의 계기가 됐다.

이날 교섭에는 반올림 쪽에서 이종란 노무사와 황상기씨 등 11명이, 삼성전자 쪽에서 이인용 사장과 백수현 전무 등 8명이 참가했다. 이인용 사장은 “오랜 시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데 대해 가족분들을 직접 만나 사과했다”고 말했다. 황상기씨도 “지난 교섭보다 상당히 진도가 있었다”며 “교섭하는 내내 피해자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준 부분은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양쪽은 6월 중 실무자 협의를 거쳐 다음 교섭 일정을 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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