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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9월 03일 07시 28분 KST

100년 전 9월 1일, 최후의 여행비둘기가 죽었다

지구 최후의 여행비둘기 '마사'

100년 전 9월 1일, 그러니까 1914년 9월 1일. 지구 최후의 여행비둘기가 죽었다.

미국 신시내티 동물원에서 홀로 살아가던 암컷 여행비둘기의 이름은 미국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 영부인의 이름을 딴 '마사(Martha)'였다. 마사가 죽는 순간 전 세계의 동물학자들은 애도했다. 한 때 지구 상에 50억 마리가 날아다니던, 역사상 가장 거대한 군집동물 중 하나던 여행비둘기는 마사의 죽음으로 지구의 역사에서 사라져 버렸다.

여행비둘기 멸종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건 인간의 무차별적인 수렵이다. 워낙 가슴살이 맛있었던 탓도 있었지만, 이후에는 '스포츠 사냥'의 주요 타겟이 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여행비둘기는 무시무시할 정도로 많은 수가 무리를 이루어 날아다녀서 허공을 향해 총을 쏘기만 해도 잡을 수 있었다.

20세기 초 여행비둘기 스포츠 사냥을 묘사한 삽화

물론 이견도 있다. 지난 6월 22일 허핑턴포스트는 '여행비둘기의 멸종이 인간만의 탓은 아니다'라는 기사를 통해 여행비둘기가 지나친 수렵 외에도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유로 멸종됐으리라는 학설을 소개한 바 있다.

그 기사에 따르면 여행비둘기는 완전히 멸종하기 전에 이미 수백만 년을 거치며 여러 차례의 수적 팽창과 감소를 겪었고, 이들을 멸종으로 몰아넣은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자연의 변화에 지나치게 예민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물론 그런 종 특유의 약점이 극단적인 인간의 수렵과 결합해 여행비둘기를 멸종으로 몰아넣은 것은 사실일 것이다.

나우뉴스가 인용보도한 영국 조류보호 왕립협회 이사 마크 에이버리는 “한때 1억 마리나 존재하던 여행 비둘기가 인간의 한 세대가 가기도 전에 멸종했다."며 지금 지구에 살고 있는 많은 동물들도 언제든지 ‘제2의 마사’ 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여행비둘기를 다시는 볼 수 없다. 전 미국 조류의 1/4을 차지할 정도로 엄청난 수가 살았던 새는 지구에서 단 한 마리도 남기지 않고 완벽하게 사라졌다. 100년 전 9월 1일을 마지막으로. 그리고 지금도 수많은 종이 멸종으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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