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2018년 10월 18일 17시 01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10월 18일 17시 01분 KST

기후변화에 맞서는 용기, 그리고 희망

그린피스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산불 '홀리 파이어'가 번져 남부 도시 코로나가 화염에 휩싸였다
huffpost
급격한 온난화로 인해 전 세계에 산불, 태풍, 폭염 등, 이상기후가 발생했습니다. 지구 온도가 계속해서 상승할 경우 재앙을 피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아직 포기하기에는 이릅니다. 우리에게는 기후 행동을 가능하게 할, 변화를 가져올 희망이 있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말할게요. 저는 지금처럼 기후변화에 대해 걱정해 본 적이 없습니다.

과학자들이 수십 년 뒤에나 일어날 거라고 했던 끔찍한 일이 벌써 벌어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점점 더 심해질 게 뻔하고요.

어릴 때 우리 가족은 미국 동부에 있는 저지 해안으로 휴가를 떠나고는 했습니다. 달콤한 시간이었죠. 그 시절엔 기후변화에 대해 걱정을 하게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네 달 된 갓난아기였을 때부터 해마다 갔던 그곳의 이름은 롱 비치 아일랜드(Long Beach Island)입니다. 대서양 바다와 만(Bay) 사이로 도로가 나 있는, 아름답고 활기가 가득한 곳이었죠.

세월이 흐르고 제가 나이가 들고부터는 더 이상 가족 휴가를 그곳으로 가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다 2013년 다시 방문했죠. 허리케인 샌디가 미 동부 해안을 강타한 후였습니다. 제 기억 속 그곳과는 너무나도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저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2012년 대서양 허리케인 중 가장 강력했던 샌디가 할퀴고 간 롱 비치 아일랜드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해 있었습니다. 사람들로 북적이던 거리는 자취를 감췄고, 망가진 집들은 판자로 둘러싸여 있었습니다.

여름마다 피서객들이 몰려오던 그 섬이 정말 여기인지,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주민들은 여전히 그곳에 살고 있었습니다. 떠날 수가 없었으니까요. 그 섬이 그들의 고향이고, 앞으로도 살아가야 할 집이었죠.

기후변화에 관한 과학적 지식을 이해한 많은 사람들은 계속되는 기후 재앙을 목격하며 절망에 빠지지 않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역경에 직면했을 때 희망을 간직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는 우리 인류에게는 엄청난 힘과 회복력이 있다고 믿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그저 희망을 품을 뿐 아니라, 그 희망을 원동력으로 행동에 나서고 있습니다. 그게 바로 제가 절망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기후 행동을 가능케 하는 것은 바로 희망입니다. 지금까지 그랬듯,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절망과 상처를 끌어안아 희망으로 바꾸는 힘이 바로 용기입니다. 이겨내야만 하는 것을 피하지 않고 맞서는 저항이죠. 그것이 저에게 힘을 줍니다. 기후변화의 최전선에서 살아가는 지역 공동체를 위해 싸울 힘을요.

그린피스
터키의 한 마을에서 주민들이 석탄 발전소 건설을 위해 불법 벌목된 6000여 그루의 나무를 증거로 보여주고 있다

지난 8일 한국 인천에서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가 마침내 최종 승인됐습니다. 전 세계 최정상 기후과학자들이 6천여 편의 논문을 분석해 작성한 이 보고서에는 파리기후협정의 지구온도 상승폭 1.5℃ 제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목표 달성에 실패할 경우 어떤 끔찍한 결과가 벌어질지에 대한 내용이 담겼습니다. 보고서는 기후변화의 냉혹한 현실을 보여주지만, 우리에게 희망과 행동의 이유도 전합니다.

그린피스
지난 8일 IPCC 특별보고서 최종 승인을 앞두고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총회 현장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배너를 펼쳐 보이고 있다

지금 제 이메일 함에는 세계 각국 그린피스 사무소에서 전해 온 희망의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스위스의 할머니들이 기후변화 문제로 정부를 고소한 이야기, 팔레스타인, 시리아, 레바논의 젊은이들이 레바논 남부 여성협동조합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한 이야기, 석탄 화력 발전소에 반대하며 올리브 나무를 베지 못하게 막은  터키 공동체 이야기, 석탄 개발을 위해 함바흐 숲을 파괴하는 데 반대하는 행진에 더 많은 독일인이 참여하고 있다는 이야기...

그린피스
독일 서부 함바흐에서 석탄 채굴을 위해 숲을 파괴하는 독일 전력회사 RWE에 그린피스 활동가가 대항하고 있다

내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얘기는 그린피스 밖에도 있습니다. 정치인들이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조처를 할 때까지 학교에서 투쟁을 하는 스웨덴 소녀부터 미국 정부를 고소한 ‘아이들의믿음(Our Children’s Trust) 청소년들의 얘기까지요.

이런 이야기 하나하나가 저에게 희망을 줍니다. 각각의 이야기 뒤에는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 지치지 않고 헌신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잘못된 일에 반기를 들고 일어서죠. 옳은 일을 실천할 준비, 가슴과 머리로 세상을 이끌어갈 준비가 된 사람들입니다.

이 위기의 시대에 무엇보다 필요한 건, 지구를 걱정하는 사람이 나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 일입니다. 우리가 같은 목적을 갖고 함께 행동할 때, 우리를 막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거기에 희망이 있습니다. 우리의 미래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IPCC 회의가 열리는 지금, 우리가 어디에 서 있는지 돌아봅시다. 우리에게 행동에 나설 용기를 주는 게 무언지 곰곰이 생각해봅시다. 그리고 함께, 더 큰 걸음을 내딛읍시다.

맞습니다. 우리가 낙관적일 수 있는 이유, #희망의이유 는 충분합니다.

여러분만의 #희망의이유를 여기에 공유해주세요.

글 : 제니퍼 모건 그린피스 국제 사무총장

PRESENTED BY 호가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