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18년 11월 21일 14시 45분 KST

죽은 향고래 뱃속의 플라스틱 쓰레기 6kg이 연구 과제인 이유

세계자연기금 인도네시아 지부 트위터
19일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남동부 카포타 섬 해안에 죽은 채 떠밀려온 향고래에서 다량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발견됐다. 

일회용 플라스틱 컵 115개, 비닐봉지 25개, 생수병 4개, 슬리퍼 2짝…

죽은 향고래(‘향유고래’라고도 불린다)의 뱃속에서 확인한 물건들이다. 세계자연기금(WWF) 인도네시아 지부 활동가는 19일 와카토비 국립공원의 카포타 섬 주민으로부터 죽은 향고래가 떠밀려 왔다는 제보를 받았다. 당국과 함께 현장에서 확인한 고래의 뱃속에서는 모두 5.9㎏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나왔다.

가장 큰 무게를 차지한 것은 ‘라피아’란 포장재로, 라피아야자의 질감을 흉내 낸 폴리프로필렌 재질이다. 크고 작은 플라스틱 조각 1000여 점도 함께 나왔다. 길이 9.5m의 향고래는 죽은 지 꽤 지난 듯 많이 부패한 상태였다.

이 단체 해양보전 활동가인 드위 수프라프티는 “아직 이 고래의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눈에 보이는 사실만으로도 정말 충격적”이라고 통신사 ‘에이피’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세계자연기금 인도네시아 지부 트위터
향고래 뱃속에서 나온 다양한 종류의 플라스틱 폐기물. 

인도네시아는 세계에서 중국 다음으로 플라스틱 폐기물을 많이 환경에 배출하며, 제대로 처리하지 않은 320만t의 플라스틱 폐기물 가운데 129만t이 바다로 흘러간다는 연구결과가 지난 1월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실리기도 했다.

향고래가 어떻게 플라스틱 폐기물로 위협받는지는 아직 제대로 밝혀져 있지 않다. 김현우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 박사는 “향고래는 일반적으로 깊은 바다에서 오징어 등을 잡아먹기 때문에 어떻게 플라스틱 폐기물을 섭취하게 됐는지는 정밀 조사를 해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플라스틱 폐기물에 의한 고래 피해는 최근 들어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는 주제”라고 말했다.

그는 “바닷물을 걸러 먹는 밍크고래나 비닐을 해파리로 오인해 먹는 바다거북의 피해 사례는 많이 밝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향고래가 플라스틱 폐기물을 먹고 죽은 사례는 지중해에서 한 건이 학계에 보고된 바 있다. 호나우두 데 스테파니스 등 스페인 연구자들은 2013년 과학저널 ‘해양오염 회보’에 실린 논문에서, 전해 지중해 그라나다에서 죽은 채 해변에 떠밀려온 향고래 한 마리를 부검한 결과 “인근 해안 비닐하우스에서 홍수로 떠내려온 플라스틱 폐기물을 먹고 장 파열을 일으킨 것이 사인으로 추정된다”라고 밝혔다.

해양오염 회보 제공
2012년 지중해 해안에 좌초한 향고래 뱃속에서 나온 비닐하우스 폐기물. 스테파니스 외 (2013) ‘해양오염 회보’ 제공.

이 향고래의 뱃속에선 각종 비닐폐기물 8.1㎏이 나왔다. 연구자들은 “향고래는 바다 바닥에서 먹이를 찾기 때문에 다른 고래보다 폐기물을 잘못 먹을 위험이 크다”며 “그러나 물에 뜬 비닐조각도 먹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지난 2월 스페인 남부 해안에 좌초한 고래에서 29㎏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나와 충격을 준 일이 있다(▶관련 기사: 플라스틱 먹고 죽은 고래…뱃속에 쓰레기 29㎏ 있었다). 이 고래는 비닐봉지와 로프, 그물이 장을 막아 복막염을 일으킨 것이 사인으로 추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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