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
2019년 02월 02일 16시 33분 KST

여성들이 "섹스를 너무 밝힌다"고 자책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

강간문화는 여성을 통제한다. 이건 일부 여성들이 아니라, 압도적으로 많은 여성의 머릿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들려오는 생각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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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발전된’ 사회에서 지금까지도 섹스와 수치심은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특히 여성들, 여성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있어 그렇다.

많은 여성은 사랑하는 사이가 아니면 섹스를 하거나 원하면 안 된다는 가르침을 받고, 심지어 유독 구식인 집단에서는 ‘결혼한 배우자와만 섹스해야 한다’고 말한다.

여성이 섹스를 많이 하거나 많이 즐기면 너무 밝히는 여성(slut)이라고도 한다. 반대로 남성들은 섹스를 충분히 하지 않으면, 혹은 특정 형태의 섹스를 즐기지 않으면 ‘진짜 남성’이 아니라고 배운다.

이런 낡은 생각들을 글로 읽으면 어처구니없어 보일 수 있지만, 사실 우리가 잘 깨달을 수 없는 미묘한 방식으로 우리의 몸과 마음에 스며들어 있다.

나는 다행히 성적인 존재임을 수치스러워하지 않는 부모님 밑에서 종교의 영향을 받지 않고 자랐다. 나의 어머니는 섹스에 대한 대화를 주저하지 않았다. 그러나 나 역시 문제가 많은 세상에서 살다 보니 스스로를 자책한 적이 여러번 있었다.

당신도 아마 그렇지 않은가? 여성들이 스스로에게 섹스에 대한 수치심을 부여하고 있을지 모르는 7가지 유형을 정리해 보았다.

1. 남자가 먼저 접근하길 수동적으로 기다린다

첫 데이트다. 상대가 집 앞까지 데려다주었다. 분위기가 아주 좋고, 당신은 그를 집으로 데리고 들어가거나 최소한 키스라도 하고 싶다. 그러나 온갖 성차별적 헛소리가 당신 머릿속에 떠오른다. 너무 진도가 빠르다, 첫 데이트에서 키스하는 것은 품위 없는 짓이다, 상대가 널 존중하지 않을 것이다, 적어도 상대가 먼저 접근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등등. 당신의 진정한 욕정을 싹 죽여버리기에 충분한 헛소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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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목소리들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어쩌면 가족적 배경, 종교적 전통, 당신 친구들일지 모른다. 이 목소리에 계속 귀 기울여야 할까? 수동적인 삶을 원하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라.

2. 성적으로 원하는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엄청난 욕정을 느끼며 항문으로 넣어달라고 외치고 싶어질 수 있다.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일이다.

혹은 파트너의 테크닉으로는 흥분이 되지 않아, 혀로 해주었으면 하고 생각할 수도 있다. 또는 파트너가 더 지배적으로 해주길 원할 수도 있다. 원하는 걸 얻지 못하기보다는 당신이 원하는 섹슈얼리티 취향을 마음껏 즐기는 것이 낫다. 수치심과 죄책감은 심각한 낭비다.

당신은 퀴어일 수도, 변태일 수도, 우연히 마주치는 사람과의 데이트를 즐길 수도 있다. 폴리아모리(다자간 연애)를 원할 수도, 수많은 사람과 섹스를 했을 수도 있다. 그게 뭐 어때서? 중요한 건 당신이 ‘스스로와 타인들을 존중하는가’이다. 당신은 지금 당신이 즐기는 일을 하고 있나? 당신이 원하는 것을 기준으로 선택한다면, 수치심이 끼어들 여지는 없다.

3. 당신의 ‘숫자’에 신경 쓴다

이제까지 몇 명과 자보았는지, 따위의 ‘숫자’를 따지는 것 자체가 한심스러운 행동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몇 명과 잤는지 세는 것을 오래전에 그만두었다.

숫자가 중요하다는 발상 자체가 성차별적이고 헤픈 년이라고 수치심을 부여하는 것이다. 우리가 아는 사회는 헤픔에 대한 이중잣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수많은 여성과 자본 남성, 수많은 남성과 자본 여성에 대한 반응이 같은가? 나는 아니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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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서 살아가면서 스스로에게 수치심을 부여하지 않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노력해 보자. 한심한 놈들의 숫자 세기에 맞춰주기엔 인생은 너무 짧으니까.

4. 자위 충동을 꾹 참는다

‘파트너가 있을 때는 자위가 필요 없다, 원하지도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는 모두 성적인 존재고, 자위는 다른 사람들과 하는 경험과는 전혀 별개인 자기애, 혹은 자기 쾌락의 형태다.

자위가 ‘외도’라고 생각하는가. 당신의 파트너가 당신의 자위에 대해 불쾌해하는가. 중요한 건 당신이라는 걸 명심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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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노출이 심한 옷을 입을 때 기분이 좋지 않다

우리는 누구나 가끔 섹시한 사람이 되길 원한다. 그러기 위해 노출이 심한 옷을 입어야 하는 사람도 있다. 개인적으로 나는 컷오프 데님 반바지, 타이트한 스커트, 어깨가 드러나는 옷을 좋아한다.

입고 싶은 옷을 입었을 뿐인데, 타인의 원치 않는 관심을 끌게 되었다고 자책하는가. 남의 눈에 어떻게 보일지 두려워 입고 싶은 옷을 입지 않고 있는가.

강간 문화는 원치 않는 성적 관심을 끌었다며 피해자를 비난한다. 특히 수녀처럼 차려입지 않은 피해자라면 더욱 비난 당한다. 그렇지만 온몸을 가리는 옷을 입었다 해도 그들은 당신을 탓할 이유를 찾아낼 것이다.

스스로에 대한 비판을 그만두자. 자유롭게, 안전하게 몸을 조금 드러내며 자신에게 어울리는 모습을 찾는 것이 좋다.

6. 포르노를 보면 너무 밝히는 여자가 된 듯한 기분이다

당신이 좋아하는 포르노라면 무엇이든 봐도 괜찮다. 그러나 많은 사람(특히 여성들)은 포르노를 즐기는 자신이 너무 밝힌다고 생각한다. 섹스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흥분하는 건 괜찮은 일이다. 사실 꽤 건강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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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봐왔던 포르노가 당신에게 맞지 않는다면 여성혐오적 요소가 덜한 포르노 사이트를 찾아갈 수도 있다. 폭력과 여성의 비인간화를 담은 포르노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포르노도 늘어나고 있다. 지배당하고 대상화되는 판타지를 보여주지만, 안전하고 합의에 의한 맥락으로 담은 포르노도 있다.

여성들이 포르노 시청에 대해 개방적으로 될 수록, 여성 친화적이고 윤리적인 포르노가 더 많아질 것이다!

7. 섹스에 대해 터놓고 이야기하는 게 ‘부담스럽다’

섹스는 인간의 가장 자연스러운 일 중 하나다. 그러나 섹스에 대해 터놓고 이야기하는 것이 숙녀답지 못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 나는 개인적으로 섹스 이야기, 섹스에 대한 글쓰기, 섹스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 듣기를 즐긴다. 아직도 숙녀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기는 한가? 지금이 14세기도 아니고.

 

* 허프포스트 Canada의 을 번역, 편집했습니다. Maya Khamala가 Bellesa(여성의 섹슈얼리티를 축복하고, 힘을 주기 위한 플랫폼)에 최초 게재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