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19년 02월 10일 11시 25분 KST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지로 ‘하노이’ 선택한 이유

다낭이 유력 후보지로 거론됐었다

ED JONES via Getty Images
2018년 6월 13일 평양  지하철역 뉴스스탠드에서 북미정상회담 기사를 보고 있는 북한 주민들

2차 북-미 정상회담의 개최지로 베트남의 정치 중심지인 수도 하노이가 휴양도시 다낭과의 치열한 ‘경합’ 끝에 최종 선정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각)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오는 27일과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새해 국정연설을 하면서 “2월27일과 28일 베트남에서 김 위원장과 만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구체적인 개최도시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동안 국내외 언론에서 다낭이 유력하게 거론된 점에 비춰보면, 이례적이고 파격적인 장소 변경이라고 할 수 있다.

하노이가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지로 최종 결정된 데는 두 지도자들의 경호 및 신변안전 문제가 가장 크게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은 9일 “다낭이 유력하게 거론됐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외신들이 다낭을 유력한 장소로 너무 일찍 거론하면서 안전 대책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고 밝혔다.

또한, ‘하노이로의 유턴’은 미국 쪽에서 북한의 입장을 상당히 배려한 것일 수도 있다. 그동안 미국은 다낭을, 북한은 대사관이 위치한 하노이 개최를 주장했던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주요 국제 행사와 정상 외교 장소로 애용되는 하노이 JW매리엇호텔.

특히, 다낭은 중국의 남중국해 진출을 저지하기 위한 미국-베트남 협력의 상징적 장소라는 점이 북한 입장에선 신경이 쓰였을 수 있다. 실제 미국 항공모함 칼빈슨호가 지난해 3월 다낭에 기항해 중국을 자극한 바 있다. 다낭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될 경우 북한과 미국이 공조해 중국에 맞서는 모양새가 될 수 있고, 이는 향후 북-미 협상에서 중국의 협조가 절대적인 상황에서 북한에 외교적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던 것으로 추정된다.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지가 하노이로 낙점되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을 전후로 베트남을 국빈방문할 가능성도 한결 커졌다. 국빈방문 형식을 취하려면 반드시 해당국가의 수도를 방문해야 한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다낭에서 열리고 국빈방문까지 하려면 두 도시를 방문해야 하는데, 이는 이동이나 의전이나 경호 문제상 여러모로 번거롭다.

익명을 요구한 현지소식통도 “김 위원장의 베트남 국빈방문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전했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베트남을 찾는 것은 1958년 11월 김일성 주석의 방문 이후 처음이어서 국빈방문을 취하면 북한-베트남 양자관계에서 갖는 의미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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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하노이는 양국의 대사관이 설치돼 있어 정상회담 실무 준비에도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하노이는 2006년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정상회의를 여는 등 주요 외교 행사를 치를 만한 경험과 인프라도 갖추고 있다. 2016년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과 지난해 베트남을 국빈방문한 문재인 대통령 등이 이용한 제이더블유(JW)메리어트호텔 등이 주요 회담 장소 등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평양과 하노이 사이의 직선거리는 약 2760㎞이다. 김 위원장의 전용기 ‘참매’(IL-62M·항속거리 1만㎞)로 충분히 도달할 수 있는 거리다. 김 위원장은 1차 회담 때 싱가포르로 3대의 비행기를 띄웠지만, 탑승한 기체는 참매가 아닌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해외 순방 때 이용하는 에어차이나 전용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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