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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4월 15일 15시 06분 KST | 업데이트됨 2019년 04월 15일 15시 22분 KST

이정미 의원이 '낙태죄 폐지' 법안을 발의했다. 헌법재판소 결정 후 첫 개정안이다

‘낙태의 죄‘ → ‘부동의 인공임신중절의 죄‘

지난 11일, 헌법재판소는 임신중절 수술을 받은 여성과 수술을 한 의료인 등을 ‘낙태죄’로 처벌하는 형법 조항이 헌법불합치라는 결정을 내렸다. 이 결정이 내려진 지 나흘 만에 정의당 이정미 의원이 낙태죄를 폐지하는 법률개정안을 발의했다.

한겨레에 따르면 15일 이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형법상 낙태죄를 폐지하고, 여성의 자기 결정권을 전향적으로 확대하는 법률개정안을 발의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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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원은 ”이번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임신한 여성이 자신의 임신을 유지 또는 종결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스스로 선택한 인생관·사회관을 바탕으로 자신이 처한 신체·심리·사회·경제적 상황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한 결과를 반영하는 전인적 결정’이라는 헌재 판결문의 핵심 취지를 최대한 반영하고자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 내용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낙태의 죄’ 아닌 ‘인공임신중절의 죄’

이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에서는 현행 형법의 ‘낙태죄‘가 폐지된다. 형법 27장 ‘낙태의 죄‘를 ‘부동의 인공임신중절의 죄‘로 개정하며, ‘낙태‘라는 단어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도록 했다. 이 의원은 ”‘태아를 떨어뜨리다‘라는 의미의 ‘낙태’라는 단어에는 이미 가치판단이 전제된 용어로서 더 이상 우리 사회에 존재하지 않도록 했다”고 말했다.

또 이 개정을 통해 임산부 자신의 ‘자기 낙태죄‘와 의료진의 ‘동의 낙태죄’ 규정을 삭제했다. 임신중절을 선택한 임산부와 시술한 의료진 모두 처벌대상이 되지 않는 것이다.

‘임신중절 허용 사유‘와 ‘배우자의 동의’

이 의원은 ”모자보건법의 경우 헌재 결정의 취지대로 임신 중기인 22주까지는 자기결정권을 최대한 보장하고자 했다”라며 ”이를 위해 기존 사유 외에 ‘사회·경제적 사유’를 포함시켜 실질적 자기 결정권을 보장하고자 했다”고 전했다. 기존 14주에서 22주 사이의 임신중절 허용 사유로는 현행법의 법률상 혼인할 수 없는 인척 간에 임신한 경우 등이 있다.

또 기존 법에서는 강간과 중강간에 의한 임신의 경우 인공임신중절이 가능했다. 이 의원은 이를 ‘성폭력범죄 행위로 인해 임신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이유’가 있는 경우 임신중절이 가능하도록 개정했다고 밝혔다. 실제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게 되면 인공임신중절이 불가능해지는 문제점이 있고, 미성년자에 대한 간음이나 위력에 의한 간음 등 다른 성폭력 범죄로 인한 임신은 임신중절 사유에 해당되지 않는 미비점이 있다는 것이 이 의원의 설명이다.

이 의원은 개정안에서 임신중절을 위해 ‘배우자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조항을 삭제했다고도 밝혔다. 이 의원은 이에 대해 ”불합리하고 비현실적인 내용”이라며 ”이는 여성을 독립적 존재로 보지 않는 낡은 사고의 산물이므로 삭제했다”고 전했다.

오해와 편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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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이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같은 내용을 게시하며 ”이 법과 관련된 오해와 편견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낙태죄를 폐지하면 손쉽게 임신중절을 할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만, 이것은 여성의 삶에 대한 철저한 무지에서 나오는 것”이라며 ”여성의 자기결정과정의 깊은 고뇌와 판단에 대한 신뢰를 기반으로 임신중절의 선택을 바라봐야 한다는 것을 강조드린다”고 전했다.

또 ”낙태죄를 폐지하면 출산율이 저하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으나 현실은 다르다”라며 ”유엔경제사회이사회가 2016년에 발표한 바에 따르면 임신중지를 법적으로 제한하는 나라와 합법인 나라의 임신중단율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고 썼다. 이 의원은 ”임신중단율은 낙태죄의 존재 유무가 아니라 내실 있는 피임교육과 육아 복지 정책에 달렸다. 국가가 해야 할 일도 그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이 의원은 종교계와 정치권의 협조를 요청했다. 이 의원은 ”안전한 임신 중지는 여성의 생명권과 기본권의 문제”라며 ”종교계의 걱정이 현실이 되지 않도록 현명하게 풀어나갈 것을 약속드린다”고 전했다.

정치권을 향해서는 ”낙태죄는 그간 우리 사회가 여성을 아이 낳는 도구이자 자기결정을 할 수 없는 존재로 취급해 왔음을 보여주는 거울이었다. 그리고 우리 국회는 이를 외면해 왔다”라며 ”이번 결정은 절반의 여성 독립선언이다. 이제 국회가 여성의 진정한 시민권 쟁취를 위해 이 독립선언을 완성할 때”라며 국회의원들의 협조를 부탁했다.

앞서 헌재의 판결이 나오지 않았던 11일 오전, 이 의원은 ”여성의 임신중절을 더 이상 범죄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범죄시할 것은 여성에게 원치 않는 임신의 책임과 위험을 전가하는 ‘낙태죄’ 그 자체”라고 강조하며 ”헌법소원 결과와 무관하게 개정안을 준비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현유 에디터: hyunyu.kim@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