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19년 08월 30일 17시 41분 KST | 업데이트됨 2019년 08월 30일 17시 43분 KST

"동성간 성적 행동을 결정짓는 단독 유전자는 없다"는 역대 최대 연구가 발표됐다

좀 더 깊게 알아보자

ASSOCIATED PRESS
지난 6월 29일(현지시간) 멕시코 시티에서 열린 게이 프라이드 퍼레이드에서 참가자가 무지개 깃발을 흔들고 있다. 

지금까지 중 가장 대규모의 연구에서 ”동성과의 성적 행동(Same-sex sexual behavior) 여부를 결정하는 단일 유전자는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이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단일염기 다형성의 복합적인 조합과 환경이 동성 성적 행위 여부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좀 쉽게 얘기를 해보자.

미국 매사추세츠에는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과 하버드대학의 합동 연구소인 ‘브로드 인스티튜트(Broad Institute)’가 있다. 이 연구소 소속 유전학자 안드레아 가나 박사의 연구팀은 영국의 ‘UK 바이오뱅크’와 ’23앤드 미’(사설 유전자 검사 기관)등에서 입수한 477,522명의 유전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유전자와 동성 간 성적 행위 사이의 상관관계를 살펴보는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진은 동의를 얻은 참가자들에게 평생 남성 혹은 여성 몇 명과 성적인 행위를 했는지를 물었고 이를 ‘최소한 한 번 이상 동성과의 성적 경험이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나누었다. 연구진은 이 대답과 유전 정보를 바탕으로 전장유전체 연관분석(GWAS)을 시행했다. 쉽게 말하면 거의 50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의 유전 정보 중 어떤 요소가 동성애적인 성향과 상관관계가 있는지를 최신기법을 활용해 통계적으로 파악했다고 볼 수 있다.

그 결과 연구진은 각 단일염기서열 다형성(SNPs)이 개인의 동성과의 성적 행위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결과를 도출했다. 연구진은 상염색체에 있는 5개의 유전적인 요소가 동성 성적 행위와 상관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상관성이 있는 5개의 변이유전자 중 2개는 남성에게서만 발견되었는데, 이 2개는 각각 후각, 남성형 탈모와 연관이 있었다.

그러나 각 변이유전자가 동성 성적 행위에 미치는 영향은 8~25%에 불과했다. 즉 그 어떤 변이유전자도 독립적으로 동성 성적 행위를 결정하지 않는다는 결론이 가능하다. 한편 연구진은 그 외에도 참가자들에게는 설문을 통해 다양한 질문을 던져 유전적인 상관관계를 살폈다. 연구진은 ”이러한 종합적 유전자의 영향은 흡연, 마리화나 사용, 위험 감수, ‘경험에 대한 개방성’ 등 여러 특성과 일부 겹쳤다”라고도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번 연구를 근거로 ”동성애는 선택”이라거나 ”동성애는 유전이 아니니 고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해당 연구의 결과를 잘못 이해한 것이다. 연구진은 29일 사이언스지에 공개한 논문에서 ”동성 간 성적 행위는 하나나 수개가 아닌 여러 유전 요소에 의해 결정된다”라며 ”그러나 아직 탐구해야 할 영역이 많이 남아 있다”라고 밝혔다.

해당 연구의 선임 저자인 통계유전학자 벤저민 닐은 미국과학진흥회(AAAS)에 ”동성 성적 행위는 다른 유전 형질들과 비슷하게 무척 복잡하다”라며 ”신장(키)을 결정하는 데는 수많은 유전적인 요소가 작용한다. 동성 성적 행위를 결정하는 데 유전이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당연하다”고 밝혔다. 또한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동성과의 성적 행위‘의 여부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성적 지향‘이나 ‘동성애 성향’을 파악한 연구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동성애가 유전인지 환경인지를 살피는 선행 연구들은 여럿 있었다. 예를 들어 가족 계통도를 살펴본 결과 유전이 동성 성적 행위에 32%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가족 계통도 연구는 유전과 환경의 영향을 정확히 분리해내기 힘들다. 연구진은 ”앞서 특정 유전자와의 상관관계를 살핀 연구들은 복잡한 특성들이 미치는 실질적인 영향의 크기를 찾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라고 이번 대규모 연구의 동기를 설명했다. 

박세회 sehoi.park@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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