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19년 09월 09일 09시 12분 KST

트럼프가 탈레반과의 비밀회동을 전격 취소했다. 평화협상도 중단됐다.

미국 '최장기 전쟁' 종전도, 철군도 불투명해졌다.

ASSOCIATED PRESS
President Donald Trump speaks after presenting the Presidential Medal of Freedom to former NBA basketball player and general manager Jerry West, in the Oval Office of the White House, Thursday, Sept. 5, 2019, in Washington. (AP Photo/Alex Brandon)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무장반군조직 탈레반 지도부와 캠프 데이비드 별장에서 만나는 비밀회동을 진행해왔으며, 이를 전격 취소했다고 밝혔다. 18년간 끌어오다 최근 종전을 위한 막바지 협상이 진행돼온 미국과 텔레반 사이의 평화협정 협상도 중단될 위기에 빠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저녁 자신의 트위터에 “아무도 모르게 8일 캠프 데이비드(메릴랜드 주에 있는 미국 대통령 별장)에서 주요 탈레반 지도자들과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을 각각 비밀리에 만나려했으며, 그들은 오늘 밤 미국에 올 예정이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들(탈레반)은 (협상 우위를 점하기 위한)잘못된 지렛대를 조성하려고 우리의 군인 1명과 무고한 11명을 숨지게 한 (테러)공격을 저지르고 이를 인정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즉시 이 (캠프 데이비드) 회동을 취소하고, 평화 협상도 중단했다”면서 “도대체 어떤 인간들이 그들의 협상 지위를 강화하려고 이렇게 많은 사람을 죽이느냐”고 분노를 터뜨렸다.

 

2001년 9·11 테러 발생일을 며칠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별장에서 탈레반 지도부와 만나 종전을 위한 ‘깜짝 합의’를 이뤄내려고 극비리에 일을 진행해온 것으로 보인다. 1978년 9월에는 당시 지미 카터 대통령의 중재로 이스라엘-이집트 사이의 역사적인 중동평화협상(이른바 ‘캠프 데이비드 협정’)이 체결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이어 게시한 3개의 트위터에서 “그들은 (지위를 강화)하지 못했고, 상황만 악화시켰다. 매우 중요한 평화협상 와중에도 정전에 동의할 수 없고 심지어 12명의 무고한 사람들을 죽인다면 아마 그들은 중요한 합의를 할 권한도 없을 것이다. 그들은 도대체 몇십년을 더 싸우길 원하는 건가”라고 적었다.

이미 양쪽이 평화협정 초안에 잠정 합의하는 등 협상이 막바지에 이른 단계에서 꼬이게 된 표면적 이유로는 최근 잇달아 발생한 폭탄 테러가 꼽힌다. 지난 5일 아프간 수도 카불 외교단지 인근에서 차량 폭탄 공격이 발생해 미군 요원 1명을 포함해 10여명이 숨지고 42명이 다쳤고, 앞서 지난 2일에는 국제기구들이 모여있는 카불 그린빌리지 인근에서 차량 폭탄 공격으로 인해 16명이 숨지고 119명이 다쳤다. 탈레반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외신들은 탈레반이 향후 아프간 정부와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고 공격 강도를 높이는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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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ghan Presidential Spokesman Sediq Seddqi gives a press conference in Kabul, Afghanistan, Sunday, Sept. 8, 2019. Seddqi spoke to reporters hours after Trump in a series of tweets announced that he had canceled a secret meeting set for Sunday at Camp David with Taliban and Afghan leaders. (AP Photo/Rahmat Gul)

 

나아가, 이번 비밀회동 전격 취소는 미국 행정부 안에서 탈레반과의 평화협정을 놓고 불협화음이 나오는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 내 일부 각료와 의원들은 미군의 아프간 철수가 성급하고, 탈레반을 신뢰할 수 없다며 평화협정 타결에 반대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평화협정 서명에 반대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측근들이 잇따라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이 문제를 풀어보려고 탈레반 지도자 및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을 자신의 별장에 초청한 것 같다고 백악관 내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번 비밀회동 취소로 미국과 탈레반 사이의 협상이 일시 혹은 전면 중단되면서 평화협정 체결 여부가 또다시 불투명해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에이피>(AP) 통신은 “이번 비밀 회동 취소로 18년간 이어진 전쟁을 끝내는 것도, 또 아프간에 남아 있는 미군 1만3천명을 철수하겠다고 이미 선언한 것도 불투명해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탈레반 대변인 무자히드는 “캠프 데이비드 회담과 관련해 즉각 확인해줄 수 없다. 현재 탈레반 지도부들의 의견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 수개월동안 탈레반 지도자들과 협상을 벌여온 잘마이 칼리자드 트럼프 행정부 외교관(아프간 특사)은 최근 “미국의 최장기간 전쟁(아프간 전쟁)을 끝내기 위한 탈레반과의 협상이 타결 “문턱에 와 있다””고 말한 바 있고, 그는 지난 5일 및 6일에도 카타르 도하에서 탈레반 지도부와 회담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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