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19년 09월 10일 12시 00분 KST | 업데이트됨 2019년 09월 10일 12시 06분 KST

일본은 트럼프의 자동차 관세 위협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두 나라는 이번달 말 무역협정 타결을 목표로 협상을 벌이고 있다.

Carlos Barria / Reuters
U.S. President Donald Trump and Japan's Prime Minister Shinzo Abe hold a bilateral meeting during the G7 summit in Biarritz, France, August 25, 2019. REUTERS/Carlos Barria

도쿄 (로이터) -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무역 협상에서 너무 많은 것을 양보하는 것을 피했을지는 몰라도 이번달 말 협상 마감시한을 앞두고 일본은 자신들의 핵심 목표를 달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바로 예측불가의 트럼프가 자동차 보복관세를 철회하도록 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8월25일 아베 총리와 함께 큰 틀에서 두 나라 간 무역협정의 원칙에서 합의를 이뤘다고 발표한 뒤에도 세계 제3위 경제 대국인 일본의 대들보이자 단연 일본의 미국 수출 최대 품목인 자동차에 대해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이번달 말 유엔총회를 계기로 회담을 갖기 전까지 무역협정 최종 합의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어떤 품목에 대해 얼만큼의 관세를 철폐할 것인지 등 세부 내용을 마무리하기 위한 협상은 이제 겨우 시작됐다고 협상에 정통한 한 일본 정부 관계자가 로이터에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달 내에 무역협상을 타결하는 건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 농산품이나 자동차처럼 정치적으로 민감한 분야에 대한 협정 문구를 확정하고, 법적 문제들을 해결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는 것.

″아직 두 나라 간 합의안이 나오지 않았다.” 한 관계자가 말했다. ”협상은 이제 겨우 시작됐다.”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무역협정의 핵심 원칙들에 대해 합의를 이뤘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일본은 미국산 농산품에 대한 관세를 낮추기로 했고 미국은 일본산 공산품에 대해 마찬가지의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일본은 아베 총리가 자국 생산자들에게 약속한대로 미국산 소고기와 돼지고기에 대한 관세를 다자 간 자유무역협정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서명국들에게 보장된 수준으로 낮췄다.

또한 일본은 (인위적인) 통화 ‘평가절하‘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라는 미국의 압박을 적어도 현재로서는 피했다. 미국 의원들이 요구하고 있는 이 ‘환율조항’이 포함됐다면 일본은 엔화 가치가 치솟고 그에 따라 수출에 의존하는 일본 경제가 타격을 입더라도 환율시장에 개입할 수단을 잃게 됐을 것이다.

Carlos Barria / Reuters
U.S. President Donald Trump and Japan's Prime Minister Shinzo Abe attend a bilateral meeting during the G7 summit in Biarritz, France, August 25, 2019. REUTERS/Carlos Barria

 

예비 합의안 타결을 발표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가 이미 계획되어 있던 미국산 옥수수 수입을 앞당기기로 약속하자 ‘승리’를 선언했다.

”이건 매우 큰 거래다.” 트럼프가 프랑스에서 열린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당시 아베 총리와 가진 기자회견에서 말했다. ”수억달러 규모다. (미국) 농부들에게 엄청난 일이다.”

일본 정부 관계자들은 3개월분 수입량 275만톤 가량을 앞당겨 주문했을 뿐이므로 이 합의로 일본의 사료용 옥수수 총 수입량이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얼만큼의 사료용 옥수수를 수입할 것인지는 민간 기업들이 최종 결정하는 것이며, 정부는 비축 비용 지원 등을 통해 구매를 도울 뿐이라는 게 일본 정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일본 재무성 자료에 따르면, 일본은 매년 1100만톤 규모의 사료용 옥수수를 수입하며 이 중 약 95%가 미국산이다. 이는 2540억엔(약 2조8200억원) 규모인데, 3개월치를 선도입하더라도 6조5000억엔(약 72조1200억원)에 달하는 일본의 대미 무역흑자에는 거의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협상에 정통한 한 정부 관계자는 ”이게 페이크(fake)는 아니다”라면서도 미국의 막대한 대일 무역적자를 해소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무역협상의) 전체 취지는 트럼프를 기쁘게 하는 것이다.”

몇몇 일본 정부 관계자들은 그와 같은 회유책이 트럼프에게 지속적인 효과가 있을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미국의 막대한 무역적자 해소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트럼프가 취한 조치로는 무역확장법 제232조의 국가안보 조항에 따라 일본산 자동차 및 부품에 대한 관세를 높이겠다고 위협한 게 있다. 일본의 대미 무역흑자 3분의 2는 자동차에서 나온다.

Toru Hanai / Reuters
Newly manufactured cars of the automobile maker Honda await export at port in Yokohama, south of Tokyo June 23, 2015. Japanese manufacturing activity contracted slightly in June as new orders fell and output growth slowed in a sign the economy may have lost some momentum. REUTERS/Toru Hanai

 

일본 입장에서는 미국과 양자 간 무역협정 체결은 높은 관세를 피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몇 차례 협상이 진행된 뒤 미국은 협상이 계속되는 동안에는 관세를 부과하지 않겠다고 일본에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자동차에 대해 더 높은 관세를 ”지금 당장은” 부과하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앞으로도 이같은 결정을 유지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경제재생상은 이 문제가 ”협상 막바지 단계에서” 다뤄질 것이라고 언급하며 자동차 관세에 대한 협상이 계속될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무역협상에 관여한 일본 정책결정자 및 의원들은 트럼프로부터 자동차 관세 인상 위협을 철회하겠다는 약속을 어떻게 받아낼 것인지에 대해 뾰족한 구상이 없는 상태라고 시인했다.

이들이 우려하는 또 하나는, 비록 가능성이 낮을지라도 미국이 일본산 자동차의 수입 규모를 제한하는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수출에 의존하는 일본 경제는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된다.

″협상을 하기가 매우 어렵다.” 또다른 관계자가 말했다. ”트럼프의 생각은 아무 때나 바뀔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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