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19년 09월 21일 16시 27분 KST | 업데이트됨 2019년 09월 21일 16시 32분 KST

트럼프가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바이든 아들 조사'를 압박했다

민주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바이든은 트럼프의 정치적 경쟁자다.

ASSOCIATED PRESS
President Donald Trump speaks during a meeting with Australian Prime Minister Scott Morrison in the Oval Office of the White House, Friday, Sept. 20, 2019, Washington. (AP Photo/Evan Vucci)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국 정상에게 ‘부적절한 약속’을 했다는 내부고발의 파장이 커지고 있다. 

20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민주당 2020년 대선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아들에 대한 조사를 압박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이 부통령 재직 시절 부적절하게 우크라이나 정부를 압박했다는 의혹이 사실인지 알고 싶다고 말했다고 이 관계자들은 말했다.

이 사건은 앞서 내부고발자가 제보한 사건들 중 하나라고 NYT는 전했다. 

익명의 관계자들을 인용한 이 보도가 맞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 지도자에게 사실상의 선거 개입을 청탁했다는 얘기가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여덟 차례에 걸쳐 헌터 바이든에 대한 수사에 관해 자신의 개인 변호인인 루디 줄리아니와 협력할 것을 압박했다고 WSJ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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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EV, UKRAINE - 2019/09/05: President Volodymyr Zelensky smiles during the launch of the High Anti-Corruption court in Kiev, Ukraine. (Photo by Pavlo Gonchar/SOPA Images/LightRocket via Getty Images)

 

그동안 줄리아니는 바이든이 부통령 재직 시절 우크라이나 정부에 ‘부패와의 전쟁’을 벌이도록 압박한 것은 아들 헌터 바이든과 연관이 있다고 주장해왔다.

바이든이 부통령 재직 시절 우크라이나 정부에 부패 척결을 압박한 사실은 당시에도 보도된 바 있다. 2014년 우크라이나 혁명으로 친(親)러시아 정부가 무너지고 친(親)서방 정부가 들어선 후의 일이다.

바이든은 당시 굵직한 부패 의혹들을 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여론의 사퇴 압박을 받았던 빅토르 쇼킨 검찰총장을 해임하지 않으면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 정부에 제공했던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 규모의 대출보증을 중단하겠다고 압박했다.

줄리아니는 바이든이 자신의 아들을 보호하기 위해 우크라이나를 압박했던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헌터 바이든이 2014년부터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우크라이나 에너지기업 부리스마홀딩스(Burisma Holdings)에 대한 수사를 중단시키기 위해 쇼킨 검찰총장 해임을 압박했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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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SHINGTON, DC - APRIL 12: WFP USA Board Chair Hunter Biden introduces his father Vice President Joe Biden during the World Food Program USA's 2016 McGovern-Dole Leadership Award Ceremony at the Organization of American States on April 12, 2016 in Washington, DC. (Kris Connor/WireImage)

 

당시 WSJ의 보도를 보면, 친러 정부에서 생태천연자원부 장관 등을 지냈던 이 회사의 설립자 미콜라 즐로체프스키는 장관 재직 시절 자신의 회사와 자회사에 가스 채굴권 허가를 부적절하게 몰아줬다는 의혹을 받았다. 

그러나 쇼킨 검찰총장은 즐로체프스키에 대한 수사를 비롯해 다른 주요 부패 의혹에 대한 수사를 제대로 벌이지 않았다는 여론의 비판에 시달렸다. 당시 우크라이나주재 미국대사는 즐로체프스키 수사를 지목하며 우크라이나 당국이 옛 정권에서 축출된 부패 의혹 인사들에게 제대로 책임을 묻지 못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쇼킨 검찰총장은 2016년 3월 의회에 의해 탄핵됐다. 그러나 퇴임 당시 쇼킨 검찰총장은 부리스마홀딩스에 대한 조사를 이미 종결지은 상태였고, 후임 검찰총장 유리 루트센코는 당시 바이든 부통령이나 헌터 바이든에 대한 어떠한 혐의점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었다고 WSJ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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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protester holds a pacard reading "Demand independent prosecutor general

 

통화 내용이 보도된 직후인 19일,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통화가 ”완전히 적절했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그러면서 바이든이 부통령 시절 우크라이나 검찰총장 해임을 압박했던 이유를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누군가는 그걸 들여다봐야 한다.”

줄리아니는 CNN 인터뷰에서 자신이 우크라이나 정부에 조 바이든에 대한 수사를 벌일 것을 압박했다는 의혹을 부인했다가 곧 이를 인정했다.

″우크라이나 측에 조 바이든을 수사하라고 요청하셨습니까?” 진행자 크리스 쿠오모가 물었다.

″아니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2016년 (미국)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에게 도움을 주려고 우크라이나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조사해달라고 했을 뿐입니다.” 줄리아니가 답했다.

 

″헌터 바이든에 대해 어떤 것도 요청하지 않으셨습니까? 조 바이든이나 (우크라이나) 검찰총장(해임)에 관한 그의 역할에 대해서 전혀 요청한 게 없다는 말씀이신가요?” 쿠오모가 재차 물었다,

″조 바이든에 대해 제가 요청한 유일한 한 가지는 (후임 검찰총장으로) 임명된 루트센코가 왜 (부리스마홀딩스에 관한) 수사를 종결했는지 낱낱이 밝혀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줄리아니가 말했다.

″그렇다면 조 바이든을 파헤치라고 우크라이나에 요청하신 거네요?”

″당연히 제가 그랬죠.”

민주당 2020년 대선주자들 중 1위를 달리고 있는 바이든은 보도 직후 입장문을 내고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만약 이 보도들이 사실이라면, 자신의 권한을 남용하고 우리나라의 품격을 떨어뜨리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에는 끝이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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