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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9월 24일 16시 26분 KST

조국 장관 사모펀드 의혹의 키 '익성'

코링크는 익성의 우회상장 수단이었나?

 

“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의 사모펀드 운용사를 둘러싼 의혹은 두 단계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자동차 부품 제조사 익성의 상장을 위해 움직였다. 그러다 조 장관 일가 쪽 자금을 끌어오는 등 조 장관 5촌조카의 영향력이 확대된 2017년 이후부터는 5촌조카와 조 장관 부인 정경심 교수의 이익을 중심으로 주가 조작을 도모하는 양상으로 바뀐다.”

조 장관 가족의 사모펀드 의혹을 분석한 한 회계사의 말이다. 조 장관 가족의 사모펀드 투자 의혹은 복잡한 사건 양상만큼 바라보는 시각도 다양하다. 정경심 교수를 단순 사모펀드 투자자로 보고 조 장관까지 연결짓는 검찰 수사가 무리하다는 의견이 있지만, 현재까지 검찰 수사 등을 통해 드러난 의혹을 보면 정 교수가 단순 투자자에 머물렀을 가능성은 낮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조 장관이 문재인 정부의 첫 민정수석에 취임한 2017년 5월과 정 교수 쪽 돈 10억5천만원이 사모펀드에 투자된 그해 7월부터 정 교수의 활동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뉴스1
조국 법무부장관 일가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20일 오후 충북 음성군의 자동차부품업체 익성 본사와 연구소 등을 압수수색을 한 뒤 압수품을 가지고 나오고 있다

 

조국 장관 부인 정경심 교수의 역할은?

2016년 2월 설립된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는 자동차 부품 제조사인 익성의 이아무개 회장 지시로 2015년 9월 무렵 설립이 추진된 것으로 보인다. <한겨레>가 입수한 이아무개 익성 부사장과 5촌조카 조씨의 녹취록을 보면, 이 회장은 ‘12월까지 안을 짜라’고 지시했다.

공교롭게도 정 교수는 코링크 설립 전인 그해 12월 5촌조카 조씨에게 5억원을 빌려줬다. 검찰은 이 돈이 코링크 설립 직후 유상증자에 쓰였고, 정 교수와 조씨가 코링크의 설립 상황을 공유하고 정 교수가 여기에 차명 투자한 것으로 본다.

정 교수의 펀드 투자가 본격화한 시기는 조 장관이 민정수석이 된 뒤다. 2017년 7월 정 교수 쪽은 ‘블루코어밸류업 1호’ 펀드(블루펀드)에 14억원을 투자한다. 이 돈은 코링크 안에서 복잡하게 흩어진다. 블루펀드는 이 돈을 웰스씨앤티에 투자했고, 웰스씨앤티는 이 가운데 13억원을 익성의 자회사이자 2차 전지 원천기술을 가진 아이에프엠(IFM)의 전환사채(CB) 인수에 쓴다. 이후 웰스씨앤티와 아이에프엠은 2차 전지 특허기술을 공유한다. 정 교수의 돈이 코링크, 블루펀드를 거쳐 웰스씨앤티와 아이에프엠, 코링크로 흘러간 것이다.

앞서 그해 3월 정 교수 동생인 정아무개(56)씨가 코링크 주식을 5억원어치 매입했다. 이 가운데 3억원은 정 교수에게 빌렸고, 나머지 2억원은 정 교수와 공동 상속받은 유산을 담보로 대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교수 쪽이 코링크 설립 및 주식 매입 자금, 펀드 납입금 등으로 무려 24억원을 투자한 정황이다. 가족 돈 24억원이 투자된 코링크의 운영 및 실체를 조 장관이 과연 몰랐을 수 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다만 여기까지는 윤리적 문제에 가깝다. 정 교수 동생이 보유한 코링크 지분이나 코링크가 투자한 회사의 지분이 정 교수의 차명 재산이라면 법 위반으로 이어진다. 실제 지난해 5촌조카 조씨의 아내가 코링크가 투자한 코스닥 상장사 더블유에프엠(WFM) 주식 11억원어치를 매입했는데, 검찰은 이 주식이 정 교수의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이런 의혹이 사실이라면 정 교수는 금융실명법 제3조(비실명거래)와 상법, 공직자윤리법 10조(불성실 신고) 등을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정 교수가 고문으로 일했던 더블유에프엠을 둘러싼 의혹도 상당하다. 정 교수는 이 회사 회의에 참가해 매출 등을 챙겼고 1400만원의 자문료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5촌조카 역시 이 회사 자금 10억여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코링크가 더블유에프엠을 주축으로 특허기술을 나눠 가진 아이에프엠과 웰스씨앤티를 합병하는 과정에서 주가 조작과 상장을 통해 이익을 취하려 했다는 의혹도 나온다. 검찰은 이 과정 전반을 정 교수와 5촌조카가 공모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또 5촌조카가 코링크를 통해 웰스씨앤티에 투자했다 돌려받아 사채시장에서 현금화한 10억3천만원의 행방을 쫓으며 5촌조카 횡령의 공동정범을 찾는 중이다.

 

한겨레
코링크PE 의혹

 

5촌조카는 어떤 역할?

“5촌조카 조씨는 코링크의 실질적 대표다. 다만 처음부터 주인은 아니고, 독립해 나가는 과정이 있었다.” 코링크의 한 관계자 얘기다.

2016년 초 자금과 경험이 부족했던 5촌조카 조씨는 코링크 설립 초기에 실무자 역할을 하며 익성을 상장시킬 방안을 기획한 것으로 보인다. 익성은 현대기아차 협력업체로 매년 꾸준한 이익을 냈지만 사업 안정성과 성장 가능성이 높지 않았다. 조씨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 지하철 공공 와이파이 사업을 따낸 피앤피(PNP) 컨소시엄 사업자들에게 접근했고, 가상화폐 사업을 위해 포스링크 투자도 기획했다. 우회 상장을 위한 사업체를 찾는 과정 등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이런 시도는 모두 실패했다. 하지만 이 과정을 통해 익성은 이 회장의 가수금을 정리하는 등 효과도 있었다. 코링크 관계자는 “레드펀드에 투자된 40억원은 이 회장 쪽의 비공식 자금인데 이 돈이 정상적인 투자 과정을 거쳐 익성으로 돌아왔다. 모든 수혜는 익성이 봤다”고 말했다.

익성의 상장을 목적으로 꾸려진 레드코어밸류업1호 펀드(레드펀드)는 설립 1년6개월 만인 2017년 10월 내부수익률(IRR) 30%를 올리고 청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레드펀드 청산 무렵 조씨가 본격적으로 코링크의 주인으로 활동에 나선다. 블루펀드를 통해 웰스씨앤티를 인수하고, 한국배터리원천기술코어밸류업1호 펀드(배터리펀드)를 만들어 상장사인 영어교육업체 에이원앤을 인수해 사명을 더블유에프엠으로 바꿔 경영권을 확보했다. 또 다른 핵심 투자자인 우아무개 신성석유 대표의 자금도 이때 끌어들였다. 조씨는 정 교수와 우 대표의 돈을 묶어 ‘웰스씨앤티(블루펀드)-익성(아이에프엠)-더블유에프엠(배터리펀드)’을 사실상 하나의 지배권 아래 둔 것으로 보인다.

 

뉴스1
익성

 

코링크는 누구 것인가?

코링크의 주인은 공식적으로 세 번 바뀌었다. 취재를 종합하면, 코링크는 익성 이 회장의 설립 지시로 시작됐고, 실제 설립 당시 익성과 연관된 사람들이 주요 주주였다. 하지만 2017년 3월 유상증자와 레드펀드 청산 등을 거치며 주주 구성에 변동이 생겼다. 설립 초기 주주 중 현재까지 남은 사람은 없다. 코링크가 익성의 기획으로 시작됐지만, 주인이 바뀌고 핵심 투자자도 달라진 것이다. 이런 변동 과정에서 5촌조카 조씨는 끝까지 남았고, 점점 위상을 높여갔다. 현재 검찰은 서류상 대표 여부와 상관없이 정 교수가 5촌조카 조씨를 통해 코링크를 차명 소유한 것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정 교수의 법적 책임은?

정 교수의 형사 책임에 대해서는 여러 해석이 있다. 먼저 펀드 투자자인 정 교수가 펀드 운용 개입을 금지한 자본시장법 조항을 어겼을 가능성은 높다. 하지만 코링크와 같은 경영참여형 사모펀드의 경우 해당 조항을 위반했다 해도 투자자는 형사처벌을 받지 않고 운용자가 행정제재를 받는다. 더구나 정 교수가 실제로 코링크를 운용했다고 해도 법적으로는 투자자일 뿐이라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한 금융 전문 변호사는 “운용자에게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투자자가 있다고 해도 그 투자자를 해당 사모펀드의 법률상 운용자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운용자는 해당 펀드의 손실이나 손해배상 책임 등을 지는 법적 주체인데, 정 교수 등이 이런 책임까지도 지고 있다고 해석하기엔 무리”라고 말했다.

핵심은 정 교수가 주가 조작 등 사기적 부정거래로 자본시장법을 어겼다는 의혹이다. 이 문제는 코링크보다는 코링크가 투자한 더블유에프엠과 관련된다. 정 교수가 더블유에프엠 경영에 깊숙하게 관여하면서 차명으로 주식을 보유했다는 의혹이 나오기 때문이다. 자본시장법 전문가인 김정철 법무법인 ‘우리’ 변호사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더블유에프엠의 경우 전형적인 허위 공시, 주가 조작 등의 방법이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상황을 보면 이런 불법행위에 정 교수나 조 장관의 5촌조카가 개입됐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다른 변호사는 “만약 정 교수의 돈이 5촌조카 아내 등의 더블유에프엠 주식 취득에 사용됐다고 해도 그것이 바로 차명주식이라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은 아니다. 빌려준 돈인지, 주식의 이익과 손실을 정 교수가 다 책임지는 차명 주식인지를 입증해야 하는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이후 검찰 수사는 정 교수의 더블유에프엠 주식 부정거래 관여를 규명하는 데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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