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19년 10월 15일 14시 37분 KST | 업데이트됨 2019년 10월 15일 14시 40분 KST

TV토론 앞둔 샌더스가 증명해야 하는 한 가지 : 그의 건강

심근경색 이후 안정을 취해왔던 샌더스는 건강에 대한 의구심을 불식시키려 애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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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mocratic Presidential hopeful U.S. Sen. Bernie Sanders speaks at the Philadelphia Council AFL-CIO Workers Presidential Summit, at the Pennsylvania Convention Center in Philadelphia, PA, on September 17, 2019. (Photo by Bastiaan Slabbers/NurPhoto via Getty Images)

아이오와주 알투나 - 2020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유력 주자 중 하나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무소속-버몬트)은 아이오와의 주도 디모인 교외의 카지노에서 열린 식품및상업노동자연합노조(UFCW) 모임에서 환대를 받았다. UFCW의 국제 회장인 마크 페론은 건강보험과 경제 정책에 대한 논의를 바꾼 ‘진보적 사자’라며 샌더스를 추켜세웠다. 샌더스의 연설이 끝나자 400명 정도의 노조원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여기에는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샌더스는 이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민주당 유력 후보(조 바이든 전 부통령)와 군소 후보(마이클 베넷 콜로라도 상원의원)가 아이오와로 날아와 이 행사에 참석했지만, 샌더스는 버몬트주 벌링턴의 자택 거실에서 스카이프를 통해 등장했고, 연설을 했다.

최근 설문조사 결과 샌더스가 겪은 심근경색이 그의 경선 승리 가능성에 타격을 입힐 것으로 나타나자 샌더스 선거캠프 측은 모든 게 정상 상태인 것처럼 보이도록 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샌더스가 의사의 지시에 따라 자택에 머물고 있음에도 말이다. 샌더스는 오하이오주 콜럼버스 교외에서 열리는 네 번째 민주당 경선후보 토론에서 공개 석상에 등장할 예정이다. 건강에 이상이 온 뒤 처음이다. 샌더스 캠프는 이 토론회가 경선 승리 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잠재우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샌더스가 UFCW 포럼에서 했던 연설 내용은 샌더스가 말해왔던 바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는 ‘메디케어 포 올’(Medicare for All), 최저시급 15달러, 첫 번째 임기 내 노조 가입률 2배 확대를 주장했으며, 주당 근무시간 단축 가능성도 언급했다. (UFCW가 샌더스를 환영한 것도 놀랍지는 않다. 이 노조에는 샌더스 캠프 직원들도 가입되어 있다.)

페론 회장은 샌더스의 연설이 있기 전 “당신은 무슨 일이 있어도 정당한 싸움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걸 증명했다”고 말했다. ”심장 관련 문제를 겪었음에도 우리와 함께 여기 있고 싶어했다.”

샌더스는 경선이 먼저 시작되는 주에 직접 갈 수는 없었으나, 지난 주에 기자들을 여러 번 만났고, 10월13일에는 ABC뉴스 인터뷰도 하면서 선거 운동의 메시지를 계속해서 전하려고 했다.

 

최근 허프포스트/유고브 설문조사에 따르면 등록된 유권자의 88%는 샌더스가 심근경색을 겪었다는 이야기를 최소한 조금은 들었다고 답했다. 이 뉴스는 샌더스의 건강에 대한 시각에 영향을 준 듯하다. 유권자 중 단 19%만이 샌더스가 4년 동안 대통령직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건강 상태라고 본다고 답했다. 그에 비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해서는 43%,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는 53%, 엘리자베스 워렌 매사추세츠 상원의원에 대해서는 66%가 건강 상태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후보들의 건강에 대한 시각에는 분명 어느 정도 정치적 성향이 작용한다. 공화당 및 공화당 성향 유권자들의 85%는 트럼프가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을 정도로 건강하다고 답한 반면, 민주당 및 민주당 성향 유권자들은 약 25% 정도만이 그렇게 답했다.

그러나 샌더스 측에서조차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 및 민주당 성향 유권자의 28%만이 샌더스가 효과적으로 임기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았는데, 이는 바이든(59%), 워렌(81%)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다수의 유권자들(56%)은 샌더스가 고령이라 대통령직을 효율적으로 수행하지 못할 것이라고 답했다. 샌더스보다 1살 더 적은 바이든에 대해서는 44%가 이와 같은 우려를 표했다. 트럼프의 나이를 우려한 유권자는 3분의 1 정도에 불과했다. 워렌이 고령이라 대통령직을 수행하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는 16%에 불과해 가장 낮았는데, 유권자들이 생각하는 워렌의 나이가 실제(70세)보다 젊기 때문일수도 있다.

지난 몇 개월 동안 비교적 전체적으로 안정적이었던 샌더스의 지지율이 이로 인해 얼마나 흔들릴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후보의 나이에 초점을 맞추는 여론조사는 유권자들이 결정을 내릴 때 후보의 나이를 얼마나 고려하는지를 과장해서 보여줄 수도 있다. 유권자들은 70대인 대통령을 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 어느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원 중 70대 대통령이 이상적이라고 대답한 비율은 3%에 불과했다. 그렇지만 비슷한 나이인 현직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에 맞서는 후보로 민주당원이 가장 많이 지지한 세 명은 모두 70대였다.

후보들의 건강이 나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고개를 들 여지는 있다. 2016년에 힐러리 클린턴이 폐렴을 앓은 뒤 있었던 이코노미스트/유고브 조사에서 유권자의 45%만이 클린턴이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는 건강 상태라고 답했다. 그러나 2주 뒤 이 수치는 유세 초반과 비슷한 52%로 올라갔다. (이 조사에서 트럼프의 건강 상태는 60대 중반이라는 답이 많았는데, 현재보다 훨씬 나은 수치다.)

언론이 후보의 신체적 건강에 대해 의문을 제기해도 된다는 답변은 64%로 안 된다는 답변(22%)보다 훨씬 많았다. 다만 후보가 자신의 건강에 대한 정보를 얼마나 공개해야 하느냐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절반 정도는 후보가 대통령직 수행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의료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답했다. 39%는 후보가 자신의 기록을 사적으로 유지할 권리가 있다고 답했다. 후보자가 의료 기록을 다 공개해야 한다고 대답한 비율은 민주당 유권자들이 공화당 지지자들에 비해 두 배 높았다. 공화당 지지층이 건강기록 공개를 지지했고, 언론의 지적을 정당하다고 생각했던 2016년의 조사와는 정반대다.

Scott Olson via Getty Images
ALTOONA, IOWA - OCTOBER 13: Democratic presidential candidate Sen. Bernie Sanders (I-VT) speaks via Skype at the United Food and Commercial Workers' (UFCW) 2020 presidential candidate forum on October 13, 2019 in Altoona, Iowa. Sanders has been taking a break from campaigning, resting at home following a recent heart attack. With 1.3 million members the UFCW is America's largest private sector union. The 2020 Iowa Democratic caucuses will take place on February 3, 2020, making it the first nominating contest in the Democratic Party presidential primaries (Photo by Scott Olson/Getty Images)

 

샌더스 캠프 측은 오하이오 웨스터빌에서 벌어지는 전국 TV 토론에서 샌더스가 활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한다. 10월1일 입원 이후 처음으로 공개 석상에 등장하는 행사다.

샌더스 캠프의 마이크 카스카 대변인은 유권자들이 ‘새로 기운을 차린 버니’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선거 운동에 정상 페이스로 돌아오면 남아있는 어떤 우려도 떨쳐버릴 것”이라고 카스카는 덧붙였다.

샌더스는 지난 주말에 심근경색 후 첫 주요 선거운동 일정은 19일 뉴욕 퀸스의 이스트리버 앞에서 열릴 ‘버니가 돌아왔다(Bernie’s Back)’ 유세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은 워렌이 자신의 유세 중 가장 많은 인파를 모은 곳이기도 하다. 샌더스로서는 건강에 대한 의구심을 잠재우느라 힘겨운 시기를 보낸 뒤에 열리는 유세다.

버몬트주 벌링턴의 자택에서 회복 중인 샌더스는 집 앞에 진을 친 기자들에게 하루에 행사를 3~4회 미만으로 유지하며 유세 페이스를 늦출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 날 샌더스는 ‘실언’이었다며 유세 속도를 낮출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캠프 측은 샌더스의 말실수가 아주 부정확했다기보다는 어조에 따른 것이었다고 밝혔다. 즉, 선거운동의 강도가 조금 낮아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캠프는 하루 행사 횟수를 줄이겠다는 샌더스의 발언을 철회하지는 않았다. 허프포스트가 분명히 말해달라고 요청하자, 샌더스의 향후 행사 횟수를 정확히 밝히지는 않았으나 샌더스가 무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샌더스 및 샌더스의 측근들은 일정을 보다 가볍게 해도 성과가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자주 말하곤 했다. 샌더스는 그동안 그 어느 민주당 후보보다도 더 바쁜 일정을 소화했기 때문이다.

“아무도 샌더스 상원의원보다 열심히 유세한 적이 없다. 타운홀 미팅을 하면서 서너 건의 유세를 하루에 진행했다. 이 모든 걸 동맥이 부분적으로 막힌 상태로 해냈다.” 카스카의 말이다.

샌더스는 첫 경선이 열리는 내년 2월3일 아이오와 코커스 전에 의료 기록을 전부 공개하겠다고 9월 중순에 약속했다. 심근경색 이후에도 이 약속을 재차 강조했다. 13일 ABC뉴스 조너선 칼과의 인터뷰에서 샌더스는 선거캠프가 ‘가능한 빨리’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샌더스는 벌링턴의 자택에서 자신의 건강을 보여주기 위한 디지털 콘텐츠를 계속 올리고 있다. 11일에는 선거캠프의 부위원장 아리 라빈-하브트가 던져주는 공을 야구 배트로 받아치는 영상을 소셜 미디어에 올렸다. 트위터 조회수는 순식간에 50만이 넘어갔다.

ABC뉴스 인터뷰 중 칼은 샌더스 집의 뒤뜰에서 샌더스에게 공을 던졌다. 샌더스가 던지는 공을 치기도 했다.

칼은 샌더스가 자신이 던진 공을 치는 영상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며 “정말이다- 나는 심근경색을 겪은 78세에게 당했다”고 적었다. ”마운드 위의 샌더스를 봐라.”

 

* 허프포스트US의 Sanders Heads Into Debate With Something To Prove: His Health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