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2019년 10월 23일 12시 10분 KST

유시민과 홍준표의 '100분 토론'이 '홍카레오'와 달랐던 점과 이날 나온 논란의 발언들

‘조국 사태‘, ‘검찰개혁’, '차기 대선', '보수 대통합' 등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네 달 만에 MBC ‘백분토론‘에서 만나 또 한 번 토론을 벌였다. 그러나 분위기는 네 달 전 ‘홍카레오’ 합동방송 때와는 사뭇 달랐다. ‘홍카레오’ 합동방송이 그래도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나름 다정하게(?) 이뤄졌던 것과는 달리, ’100분 토론’은 ”감정이 생길 것 같다”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분위기가 험악했던 것이다.

‘조국 사태‘와 ‘검찰개혁’ 등의 주제를 놓고 홍 전 대표와 유 이사장의 의견은 극명하게 갈렸다. 22일 방송된 ‘100분토론’에서 두 사람이 나눈 대화를 주제별로 모아봤다.

MBC

조국 사태

홍 전 대표가 먼저 말문을 열었다. 홍 전 대표는 ”조국 씨가 민정수석으로 있으면서 법무부 장관을 한다고 떠들 때 내가 ‘나대지 마라. 나대면 칼 맞는다’했다”며 ”그런데 칼을 맞아도 그냥 맞은 게 아니다. 이건 가족 범죄단”이라고 말했다.

이어 홍 전 대표의 비판은 유 이사장에게로 향했다. 홍 전 대표는 ”유 이사장이 조국을 쉴드쳐주려고 법원을 야단치고, 검찰을 야단치고, KBS도 야단치고, 야당도 야단치고, 너무 나대니까 문제가 생기지 않나”라며 ”저 양반이 저러다가 또 칼 맞는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에 유 이사장은 ”홍 전 대표가 조국 교수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것은 알고 있다”면서도 ”조 교수의 가족들을 ‘가족 사기범’이라고 하는 것은 충분한 근거가 없고 신중하게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저는 개인적으로 조 교수와 정겸심 교수가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고 본다. 근거들이 제 나름대로 있다”며 ”물론 수사는 지켜봐야겠다”고 답했다.

검찰개혁과 공수처

유 이사장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즉 ‘공수처’를 설치해야 검찰개혁이 이뤄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유 이사장은 “60점짜리 공수처도 되기만 하면 좋다”며 공수처 설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홍 전 대표는 검찰개혁의 본질이 ‘정권으로부터의 중립성 확보’라고 봤다. 홍 전 대표는 ”검찰 인사를 법무부 장관이 하다 보니 검찰이 정권 눈치를 보지 않을 수가 없는데, 검찰개혁을 하려면 일단 검찰 인사와 예산 독립부터 우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공수처에 대해 ”특수부를 동원해 먼지털이식 수사를 해서 박근혜 정부 행정관까지 다 잡아넣더니, 정권 중반기를 넘어가 자기들이 당하게 생기니까 공수처를 만든다고 한다”며 ”지금의 검찰청을 그대로 두고 그 위에 검찰청을 하나 더 만들자는 소리다. 공수처는 개혁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에 유 이사장은 ”우리나라는 삼권분립이 살아 있어 대통령 탄핵도 하고 조기 선거도 했다. 전 세계가 놀란 새로운 모범적 민주국가”라며 ”홍 전 대표가 야인으로 너무 오래 계셔서 너무 심한 피해 의식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반박했다.

차기 대선

유 이사장은 홍 전 대표를 향해 ”홍 대표님은 대선에 출마하고 싶지 않느냐”고 물었고, 홍 전 대표는 한동안 답을 하지 않고 침묵했다.

뉴스1

이어 두 사람이 다음 대선에서 맞붙을 수도 있다는 질문이 나오자 홍 전 대표는 ”유 장관과는 하고 싶지 않다. 왜냐면 요설(饒舌, 말을 잘함)이다”라고 답했다. 이에 유 이사장은 ”말 잘 한다고 표를 받냐. 저하고 하실 일은 없다”며 다시 한 번 ‘대선 불출마’ 입장을 표명했다.

하지만 홍 전 대표는 유 이사장이 ‘진영의 대표주자‘로 옹립됐다며 ”일약 좌파진영의 대권후보로 올라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 이사장은 ”정치 비평하시는 분들이 ‘유 이사장이 너무 일찍 움직였다‘, ‘마이너스다’라는 이야기를 하는데 이것은 뇌피셜이다”라며 ”제가 정말 다시 정치하고 대권 도전할 생각이 있었으면 이렇게 안 한다”고 밝혔다.

경제

홍 전 대표는 ”경제가 IMF 이래 최악으로 힘들어지는데 문재인 대통령은 전 정권 탓, 세계 경제 탓으로 핑계를 댄다. 핑계로 성공한 사람은 대한민국에서 김건모뿐”이라며 나름의 위트를 섞어 현 정부의 경제 정책을 비판했다.

이에 유 이사장은 ”장기 추세로 성장률이 떨어지는 것은 미중무역 분쟁과 한일관계 악화 탓도 있다”라며 ”그러면 야당은 세계 경제 탓하냐며, 대통령 발언을 취지대로 읽는 게 아니라 대통령 탓을 하려고 한다”고 반박했다.

보수대통합

유일하게 두 사람의 의견이 일치한 주제였다. ‘유승민, 안철수 전 대표 등 바른미래당 인사들과 우리공화당은 한국당의 통합대상인가’라는 질문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놓고 당내에서 너도 나쁜 놈, 너도 나쁜 놈이라며 싸우는데 빨리 여기서 졸업해야 통합이 된다”고 밝혔다. 또 ”반(反) 문재인 연대 역시 탄핵 논란을 풀고 전부 하나가 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유 이사장은 ”저희 진보진영에서도 ‘반 파쇼 연대’ 등 많이 해 봤는데 어쩌다 한 번은 되지만 통상적으로는 잘 안 된다”고 말했다. 홍 전 대표는 ”그래서 저도 상당히 비관적으로 본다”고 답했다.

논란성 발언

논란이 될 만한 발언이 나오기도 했다. 홍 전 대표는 자신을 상징하는 메시지가 ‘양심‘이라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가 나오자 “MBC가 이렇게 해 주니까 좋다. 나에게 적대적이었는데”라고 말하는 한편, 조 전 장관이 가족이 연루된 혐의에 대해 ‘몰랐다‘는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여자에게 ‘너 감옥 갔다온나’라니 그런 법이 어딨냐. 나는 내 각시를 그런 식으로 내몰지 않는다. 내가 왜 조국에게 화가 났겠냐. 쟤는 사내새끼가 아니라는 것이다”라고 분노했다.

뉴스1

이에 토론의 질문자로 참석한 신지예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이 ”‘각시‘라는 표현이나 ‘사내가 해야지’라는 말은 젠더 감수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들을 수 있다”고 지적하자, 홍 전 대표는 ”각시는 경상도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사람에게 하는 말이다. 그 말을 못 하게 하면 전라도에 가서 살아야지”라고 반박했다.

다만 홍 전 대표는 ‘사내새끼’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사과했다. 홍 전 대표는 ”내가 방송이 아닌 줄 알고 이야기했는데 사과한다”고 밝혔다.

비난

이날 홍 전 대표는 조 전 장관 관련 의혹에 대해 유 이사장과 설전을 벌이던 중, 유 이사장을 향해 ”꼭 지난 대선 때 문대통령 같다. 말만 하면 고소하겠다 그러고, 조심하라고 그러고”라고 비난했다.

이에 유 이사장은 ”관련 내용은 언론을 통해 나오는데 여기서 확정된 사실은 없다. 이걸 가지고 논쟁하면 의미가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홍 전 대표는 ”저는 유 이사장에게 감정이 없다”고 말했고, 유 이사장은 ”저는 감정이 생기려고 한다”고 응수했다.

한편 이날 ’100분 토론’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 기준 ‘100분 토론’ 1, 2부는 각각 전국 기준 6.6%, 9.6%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15일 시청률보다 무려 8.2%p 상승한 것이며, 동시간대 방송된 ‘2019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키움 대 두산’ 1차전보다 더 높은 수치였다.

김현유 에디터: hyunyu.kim@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