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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 30일 07시 40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1월 31일 14시 12분 KST

'인터스텔라'의 철학 | 우주는 왜 이런가?

영화 인터스텔라에 등장하는 과학은 대단하다. 그렇지만 난 이 영화가 더 큰 차원에서 '왜'라는 질문을 하게 만든다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우주는 왜 이러한가?

interstellar

블랙홀, 웜홀, 다차원, 시간여행 등에 대한 과학을 기초로 만든 SF영화 '인터스텔라'는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인터스텔라는 우주를 연구하는 학문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또 마술(해리 포터)이나 판타지(트랜스포머, 엑스맨)처럼 비과학적이거나 현실 도피적인 영화만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

이 영화를 통해 한 단계 더 깊숙이 들어갈 수 있다. 신비로운 현실을 이해하게 되면 존재의 의미와 목적(그런 게 있다면)에 다가설 수 있을까? 도대체 우주란 무엇인가? 이런 차원에서 인터스텔라가 제시하는 과학뿐 아니라 철학을 검토해볼 만하다.

영화에 묘사된 첨단 과학에 대한 내용은 킵 손 박사의 머리에서 나왔다. 칼텍의 이론물리학과 명예교수인 그는 중력과 일반 상대성이론과 또 그가 즐겨 말하듯이 "휘어진 우주"에 대한 권위자이다. 영화의 책임프로듀서를 맡았던 그가 이번에 새로 출간하는 책 제목도 마침 '인터스텔라의 과학(The Science of Interstellar)'이다.

그는 '중력 변이(gravitational anomalies)'가 영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물론 실제로도 천문학의 방향을 바꾸었다고 강조한다. 그는 "중력 변이는 과거와 현재의 아주 중요한 요소다. 그리고 우리 인간은 아직도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천문학에서 수성 궤도의 중력 변이는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이론으로 설명한다. 즉 '암흑물질'로 인한 은하계와 별들의 빠른 회전, 그리고 이 '암흑 에너지'로 인한 놀랄 만큼 빠른 우주 팽창 때문이라는 것이다. 영화에서는 이런 중력 변이가 5차원(이른 바 'The Bulk')에 존재하는 일종의 장으로 정의되는데 이를 이용해 인류를 구한다.

또 인터스텔라의 과학은 블랙홀에 의존한다. 블랙홀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괴이한 존재다. (붕괴 항성에서 나오는) 모든 에너지를 뒤틀린 시공간으로 바꾸면서 빛이 도망가지 못하게 가둔다(그래서 '블랙'이다). 그리고 블랙홀은 더 높은 차원과 웜홀에 대한 추측을 가능하게 해준다. 바로 이 웜홀이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한 우주와 다른 우주를 연결하는 터널로 작동한다.

그런데 블랙홀은 우리에게 이런 것 이상의 무언가를 가르쳐줄 수 있을까? 우주가 어떻게 시작했는지, 먼 미래에는 무엇이 있을지? 블랙홀을 이용해 다른 우주와 연결되는 게 가능할까? 우리는 블랙홀을 볼 수 없지만 블랙홀의 '빛'을 통해 우리는 "진실에 더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

어떤 이들은 과학은 '어떻게'에 대한 대답은 제시할 수 있지만 '왜'에 대한 대답을 줄 수는 없다고 한다. '왜'는 철학의 영역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영화 인터스텔라의 철학은 무엇일까? 블랙홀, 존재할 수도 있는 다차원, 웜홀이 있는 우주란 무엇인가? 은하계가 수십억년 동안 행성과 항성들을 안정되기 유지할 수 있도록 블랙홀이 작동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블랙홀이 존재하는 우주가 생명과 지성에 유익하다면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킵 손은 이렇게 말한다. "어떤 사람들은 세상이 하나의 원리로 작동한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모든 기본적 물리 법칙들을 논리적이고 모순 없이 설명하려면 하나의 원리가 존재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10, 20년 동안 그렇지 않다는 수없이 많은 증거가 제시됐다."

아래는 존재에 대한 5가지 가능성이다.

1. 아무 뜻도 없다. 버트런드 러셀의 유명한 말처럼 우주는 "그냥 거기 있을 뿐이다. 그게 다다. "즉 현실은 아무 설명이 필요 없는 '냉엄한 사실'일 뿐이라는 것이다.

2. 세상은 오로지 '한 가지 방법'으로 작동한다. 이른바 '만물의 법칙'으로 말이다. (우주학자 맥스 태그마크는 현실은 수학적이라고 생각한다)

3. 다수의 우주, 혹은 무한한 수의 우주가 있으므로 (우리의 존재를 포함해)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일은 반드시 일어난다. 왜 우리가 존재하는지 질문하려면 일단 우리가 존재해야 한다. 또 우리는 별로 특별하지 않은 존재임에도 우리는 스스로를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4. 모든 것의 원천인 '초월적 존재' 가 있다. 이는 아브라함이 생각하는 신일 수도 있고 동양에서 말하는 우주의 원리일 수도 있다.

5. 우주에는 어떤 목적이 있다. (무신론 철학자인 토마스 네이글의 추론). 실재의 원리를 규정하는 어떤 방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킵 손에게 블랙홀과 웜홀, 추가 차원과 시간 여행이 존재하는 현실에 대한 생각을 들려 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그 부분에 대해 별로 대단한 지혜가 없다"고 답했다. 난 바로 이 말이 정말 대단한 지혜라고 생각했다.

영화 인터스텔라에 등장하는 과학은 대단하다. 그렇지만 난 이 영화가 더 큰 차원에서 '왜'라는 질문을 하게 만든다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우주는 왜 이러한가?

*로버트 로렌스 쿤은 방송 프로그램 ' Closer To Truth'의 작가이자 진행자이다. 이 프로그램은 최고 권위의 과학자들과 철학자들의 인터뷰 영상 4,000개 이상을 축적했다.

*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US에 실린 블로그를 번역·요약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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