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2014년 12월 25일 06시 51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2월 24일 14시 12분 KST

우리를 안달 나게 하는 화성

이달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국지리물리학연합회에 참석한 사람들은 메탄의 갑작스러운 증폭에 관해 듣게 됐다. 큐리오시티가 화성에서 메탄을 측정했다는 것이다. 매우 흥분되는 소식이지만, 역사는 너무 성급하게 기뻐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줬다. 메탄은 생물학적 작용뿐만 아니라 돌과 물의 화확작용에 의해 생성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리 냄새가 난다고 무조건 오리가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는 것처럼 말이다. 그럼 도대체 이번 일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SCIEPRO

화성은 우리를 안달 나게 한다.

이 빨간 행성에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다는 뉴스가 꽃가루 알레르기가 발생했다는 소식만큼 자주 나온다. 어느 주간지든 열어보라. 드넓고 황량하고 건조한 지면 어딘가에 작고 괴상하게 생긴 우리 태양계의 이웃이 도사리고 있을 거라는 연구를 과학 코너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흥미로운 얘기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이미 1900년대 초에 천문학자 퍼시벌 로웰은 화성인들이 관개시설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대중들은 이 얘기를 그럴듯하게 받아들였지만, 처음부터 비판적이었던 천문학계는 그의 주장을 무시했다. 1차 세계대전 즈음에는 화성인의 존재는 관심에서 사라져갔다.

20세기 내내 화성인의 존재에 대한 논쟁은 시소처럼 오락가락 했다. 1970년대에는 나사가 당시로서는 최첨단 로켓인 바이킹 랜더스(Viking Landers)를 화성 토양 검사를 위해 발사했지만 아무런 결론도 얻지 못했다.

1996년에는 화성에서 날아온 것으로 추정되는 운석에서 화석화된 미생물이 발견됐다는 것이 가장 큰 과학 뉴스가 됐다. 현미경 아래서 꿈틀거리는 모양으로 보이는 것이 정말 빨간 행성의 죽은 미생물이었을까? 아니면 미생물처럼 보이는 아무 의미 없는 자국이었을까? 이 역시 이전과 마찬가지로 밝혀지지 않았다.

이렇게 알쏭달쏭한 이야기는 오늘날에는 화성의 메탄으로 이어진다.

메탄은 우리에겐 흔히 천연가스로 알려진 기체를 말하는데, 지금 당신이 들여다보고 있는 컴퓨터의 전력이 아마 메탄으로 생산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메탄은 가장 단순한 '유기 분자(organic molecule)'다. 여기서 '유기(organic)'라는 말은 생물학적인 과정을 통해 생성되었거나 농약을 쓰지 않고 재배됐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 단지 탄소가 기본 구성물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탄소에는 4개의 공유결합이 존재하는데, 수소가 각각의 '화학 팔(chemical arm)'에 결합돼 생기는 것이 고등학교 2학년 정도면 아는 CH4로 불리는 메탄이다.

그런데 외계 생명체 차원에선 메탄이 생물의 지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중요하게 여겨진다. 메탄은 지구의 생명체가 배출하는 가장 흔한 기체 중에 하나다. 박테리아는 물론 더 큰 생명체인 소나 돼지도 메탄을 배출한다. 만약 어느 행성의 대기권에서 메탄을 포착했다면, 주위 어딘가 돼지가 떠다니지 않을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정확히 말하면 생명체가 어딘가 존재한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2004년 '화성 익스프레스(Mars Express)'를 발사한 유럽은 바로 이런 결과를 감지했다고 주장했다. 자기들이 보낸 우주선이 화성 위에 뜬 메탄가스를 분광기로 감지했다는 것이다. 지구에서 대형 망원경으로 메탄의 존재를 관측했다는 미국 천문학자들도 있었다. 이 발견은 중대한 일이었다. 사실이라면 화성에 존재하는 박테리아에서 메탄이 방출됐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지구 밖 생명체의 첫 발견이 될 수도 있다.

게다가 살아 있는 생명체를 찾을 수도 있다. 운석에 박혀 있는 미생물의 흔적이 아니라 대사 작용을 할 수 있는 생명체가 있다는 증거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오존층이 존재하기 않는 화성에서 메탄 분자는 300년 내에 사라지기 때문에, 지금 감지된 메탄은 과거가 아닌 현재 생성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주의 : 천문학자에게는 300년 전이나 '현재'나 같다)

이런 배경을 생각한다면 나사의 탐사선 '큐리오시티(Curiosity)'가 메탄을 탐지할 수 있는 장비를 싣고 화성의 모래밭에 덜컹거리며 착륙했을 때 얼마나 관심이 높았을지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2013년 9월 발표된 결과에 따르면 기대했던 메탄을 감지할 수 없었다. 큐리오시티가 메탄이 많지 않은 곳에 착륙한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과학자들은 화성의 대기가 워낙 얇아서 어디에서 방출된 기체라도 한 달 안에 전역에 퍼질 것이라고 추정한다. 메탄의 양만 충분하다면 화성 어디에서도 감지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2013년 큐리오시티의 결과는 김 빠지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달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국지리물리학연합회에 참석한 사람들은 메탄의 갑작스러운 증폭에 관해 듣게 됐다. 큐리오시티가 화성에서 메탄을 측정했다는 것이다.

매우 흥분되는 소식이지만, 역사는 너무 성급하게 기뻐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줬다. 메탄은 생물학적 작용뿐만 아니라 돌과 물의 화확작용에 의해 생성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리 냄새가 난다고 무조건 오리가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는 것처럼 말이다.

그럼 도대체 이번 일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아무도 확실한 대답을 못하고 있다. 메탄 수치에 변화가 있다는 것은 화성에서 메탄이 방출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런데 문제는 생물학적 작용 때문이냐, 지구물리학적 작용 때문이냐는 것이다.

화성 생명체에 관심이 많은 SETI(외계지적생명체탐사연구소)의 우주생물학자 나탈리 캐브롤은 "화성에 메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좋은 소식이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이번 발견이 생물학적 원인 때문이라고 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가능성은 부인하지 않고 있다. "기체 발생의 원인이 지구물리학적인 것인지 생물학적인 것인지 밝힐 수 있는 방법이 있을지 확실치 않다. 그런데 화성 생명체가 오랫동안 갑작스러운 혹독한 기후 변화를 겪으면서 진화했다면 지구 생물이 그랬던 것처럼 숨어 사는 생존법을 터득했을 수 있다. 박테리아가 지구의 영구동토층에서 수백만 년을 생존할 수 있는 것처럼 적절한 환경이 돌아오기를 기다렸다가 신진대사를 재개하고 번식을 할 수 있다."

즉 생명체의 증거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화성 지면 아래서 무슨 일인가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측정할 수 있는 실제 현상이 말이다.

퍼시벌 로웰이 화성인과 그 문화가 존재한다는 주장을 편 이래로 우리는 지금까지 이 빨간 행성을 외계 생명체가 존재할지도 모르는 곳으로 생각해왔다. 이번 발견으로 적어도 그 가능성에 대한 믿음은 유지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US에 실린 블로그를 번역한 것입니다.

PRESENTED BY 오비맥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