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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2월 13일 09시 21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2월 13일 09시 21분 KST

가사도우미 노예처럼 부린 홍콩판 '갑질녀' 유죄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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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도우미를 노예처럼 부리고 학대한 홍콩판 ‘갑질녀’ 사건이 홍콩 사회에 충격을 던지고 있다.

홍콩 법원은 10일 인도네시아 출신 가사노우미인 에르위아나 술리스탸닝시(23)를 학대한 여성 뤄윈퉁(44)에게 폭행과 협박, 임금 체불 등 18개 혐의에 유죄를 인정하고 에르위아나에게 밀린 8개월치 임금 3700달러(405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법원은 오는 27일 선고 공판을 열어 뤄윈퉁의 형량을 정할 예정인데, <명보>는 “뤄가 최고 7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법정에서 드러난 뤄의 가혹행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미용사 출신인 뤄는 2013년 6월 에르위아나를 입주 가사도우미로 채용했다. 이후 뤄는 거의 매일 에르위아나를 폭행했다.

에르위아나는 “뤄가 진공청소기 봉을 입안에 넣고 휘저어 입술 일부가 잘려나갔다. 얼굴을 때려 이가 부러지기도 했다”며 “겨울엔 화장실에서 옷을 벗긴 채 찬물을 끼얹고 2시간 동안 선풍기를 틀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뤄는 에르위아나에게 하루 450㎖의 물만 먹으라고 했으며 화장실 사용도 하루 2차례만 허용했다. 식사 역시 빵 6개와 밥 한공기 밖에 주지 않았다. 뤄는 “내 남편이 부자며 인도네시아에도 인맥이 많다. 만일 집에서 있었던 일을 발설하면 남편을 통해 인도네시아에 있는 가족들을 해치겠다”는 협박도 했다.

모진 학대를 당한 에르위아나는 지난해 1월 고향인 인도네시아 중부 자바로 돌아간 뒤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정식으로 뤄를 고소했다. 타박상과 피부병 탓에 상처투성이인 그의 사진이 누리꾼들 사이에 퍼지면서 홍콩과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국제 인권단체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재판 뒤 에르위아나는 “인간적으로는 뤄를 용서한다. 이번 사건이 홍콩 내 외국인 가사도우미의 현실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홍콩에서는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 출신 가사도우미 2명이 영국계 은행원에게 살해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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