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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2월 16일 06시 01분 KST

이재용 65배, 정의선 102배

연합뉴스

재벌 3·4세들의 재산증식 솜씨가 ‘마술’보다 화려하다. 이들이 산 계열사 주식가치는 수십배, 수백배로 불어나, 많게는 수조원의 재산으로 쌓였다.

<한겨레>가 30대 기업집단 가운데 창업주의 3·4세가 임원인 15개 재벌의 계열사 34곳을 대상으로 경제개혁연구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을 통해 조사한 결과, 부의 증식 과정을 추적할 수 있는 16명이 편법 논란 속에 불린 재산이 19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 투자 금액에 견줘 현재 재산 가치는 평균 65배로 불어났다. 연봉 5000만원인 직장인 3만8000여명이 10년 동안 한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하는 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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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저가 주식 취득, 일감 몰아주기 등의 방식으로 삼성에스디에스(SDS), 제일모직(옛 에버랜드) 등 12개 회사에 1363억원을 투자해 배당과 주식 처분, 보유 지분 평가액(2014년 말 기준)을 합해 8조9164억원의 부를 축적해 65.4배로 불렸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도 투자금이 200배 이상 불어 각각 2조원 넘게 재산이 늘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도 현대글로비스 등 6개 회사에 투자한 446억원을 4조5429억원으로 약 102배 불린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재벌 후계 경영인들도 부의 편법적 증식 논란을 비켜가기 어렵다.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은 재산을 3632억원 불렸고, 효성의 조현준 사장과 조현상 부사장 형제도 각각 830억원, 470억원을 벌어들였다. 종잣돈은 아버지로부터 증여세를 내고 받은 경우도 있었지만, 한화 김동관 상무처럼 세금을 내지 않고 ‘무기명 채권’을 이용해 마련한 경우도 있었다. ‘편법’ 여부는 경제개혁연구소가 ‘재벌 총수 일가 문제성 주식거래에 관한 보고서’에서 제시한 기준에 맞춰, 지배주주 일가 지분율이 30%를 넘으면서 계열사 매출 비중이 30% 이상인 경우 ‘일감 몰아주기’로 분류했다. 회사에 이익이 될 수 있는 사업 기회를 막고 자신이 대신 이익을 취한 경우는 ‘회사 기회 유용’으로 판단했다. 여기에 상장 전 저가 주식 취득 뒤 상장 차익을 노린 경우를 포함시켰다.

이에 대해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한성대 교수)은 “사회적 정당성을 얻지 못한 리더십 확보가 더 큰 비용 지불로 이어질 수 있다”며 “후계자들이 앞으로 10~20년 이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만큼 과거나 현재 대신 향후 10년 뒤의 한국 사회가 요구하는 수준으로 부의 축적과 소유 및 지배구조 등을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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